[헤럴드경제=최정호기자]통신사들이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하루 인터넷 사용량에 제한을 걸고 나섰다. 제한 한도가 일반 사용자들의 정상적인 인터넷 사용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라고 통신사들은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인터넷 종량제’로 가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했다.

3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와 SK브로드밴드는 ‘기가’급 속도를 제공하는 새 인터넷 서비스에 ‘하루 100GB’라는 사용량 제한을 걸어뒀다. 이를 넘게 사용할 경우 속도가 10분의 1로 떨어진다. 또 이날 역시 같은 내용의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LG유플러스도 인터넷 단독 사용자에게는 하루 100GB, 또 IPTV와 함께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이보다 2배 많은 200GB씩 제공한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루 100GB라는 양은 대다수 소비자들에게는 충분한 것”이라며 “가정용 인터넷으로 서버를 운영하는 극소수 편법 사용자들을 걸러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통신사들은 지금까지 지나치게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거나 받는 가정용 회선의 경우, 개별적으로 사용을 제한하거나, 속도를 저하시키는 방식을 써왔다. 이번 하루 100GB 사용 제한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UHD급 IPTV가 보급되는 등, 콘텐츠가 점차 대용량화 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 관계자는 “UHD 콘텐츠도 전송할 때는 압축해 보내기 때문에, 하루종일 IPTV를 사용하더라도 실제 데이터 사용량은 100GB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 일부 관계자들과 소비자들은 통신사들의 ‘일 사용량 제한’ 조치를 두고 ‘인터넷 종량제’로 가기 위한 수순으로 의심했다. 월 1만원에서 2만원의 ‘정액제’로 통신사들의 수익 정체의 주범으로 지적받고 있는 가정용 인터넷을 단계적으로 사용 양에 따라 돈을 추가로 지불하는 ‘종량제’로 전환, 기가 인터넷 투자비를 단기간에 만회하기 위한 시발점이라는 의미다.

실제 최근 통신사들이 유선인터넷 ‘종량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언급을 한 것도 이런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기가인터넷 요금제 및 종량제 여부는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KT 역시 오는 2017년까지 전국 90% 커버리지를 구축할 수 있는 기가인터넷 투자를 정부가 각 통신사에 요청한 사실을 밝히며 “기존 초고속인터넷과 다른 요금제가 마련돼야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인터넷 종량제는 어느 누가 쉽게 결정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나 특정 사업자가 ‘종량제’라는 민감한 사안을 공격적으로 들고나오지 않는 한, 결국 기가인터넷도 지금과 같은 정액제 체제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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