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구성부터 심사숙고 거듭”
선우예권·힐러리 한 협연도 기대
“이번 연주회는 저희가 차려놓은 오마카세예요.” (라파엘 파야레 음악감독)
첫 내한은 1989년이었다.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한국 초연 무대를 선보인 당시 국내 클래식 관객들의 엄청난 지지를 얻었다. 1997년 내한 땐 소프라노 조수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협연자로 나섰다. 북미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관현악단 중 하나의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다.
라파엘 파야레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은 첫 공연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로는 14년, 개인적으로는 7년 만의 내한인데 이렇게 정상적인 투어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물류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같은 대형 악단의 내한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파야레 음악감독은 어렵사리 추진된 이번 연주회의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부터 심사숙고를 거듭했다. 단 한 곡도 중복되지 않은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파야레 감독은 “라벨의 ‘라 발스’와 드뷔시의 ‘바다’는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DNA를 보여주는 곡”이라고 했다.
협연자로는 한국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미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등 화려한 얼굴들이 이름을 올렸다.
무대 위에서 “냉정하고 치밀한 연주”(류태형 음악평론가) ‘얼음공주’로 불리는 힐러리 한은 3년 만의 내한이다. 그는 “이제 공주에서 여왕이 될 때가 온 것 같다”며 “한국의 관객들은 너무나 특별하고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다. 한국에 올 때마다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힐러리 한과 선우예권은 팬데믹으로 수많은 연주회가 취소되는 시기를 거친 만큼 이번 연주회를 준비하는 마음도 각별하다. 선우예권은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시련을 딛고 서는 과정에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교류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며 “오케스트라 투어의 시작을 함께 한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라고 했다.
힐러리 한도 “펜데믹 동안 연주회의 취소로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연주회는 그런 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음악은 세계적인 것이다. 음악이라는 언어로 연주자와 지휘자, 관객 모두가 각자의 역사를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래미상을 3회 수상한 ‘21세기 바이올린의 여제’ 힐러리 한은 6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7일 대구, 8일 통영 공연까지 함께 하며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선보인다.
라파엘 파야레 감독은 “펜데믹을 지나오며 음악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우리는 많은 융통성을 발휘해 음악을 연주하고, 프로그램을 선보여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정말 중요한 것은 관객과의 소통이라는 점을 잊고 있었다”며 “함께 연주하고 호흡한다는 것이 음악의 특권이자 기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대형 오케스트라로서는 쉽지 않은 해외 투어인 만큼 파야레 감독은 “이번 연주회를 통해 우리의 열정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몬트리올 심포니는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 다양한 지역의 음악을 탐구하고 있어요. 다양한 음식을 맛보듯이 다양한 음악을 시도하고 추구할 테니, 우리의 이 음악을 들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