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정부가 내년도 우리 경제 성장률 목표치 또는 전망치 설정을 놓고 고심에 들어갔다.

지난 9월 국회에 ‘새해 예산안’과 ‘중기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제출할 때 제시한 4.0%를 유지하자니 ‘장밋빛 전망’이란 비판이 부담스럽고, 내리자니 세입 전망은 물론 재정운용 계획 전체를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서다.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하순께 ‘2015년 경제정책 방향’을 내놓으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함께 제시할 예정이다.

기재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4~2018 국가재정운용계획’에는 우리 경제가 내년에 경상성장률 6.1%를 달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 경상성장률은 실질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GDP 디플레이터 기준)을 합친 개념이다. 경상성장률 6.1%는 실질경제성장률 4.0%와 소비자물가 수준 2.1%가 더해진 것이다.

정부는 경상성장률 전망치를 토대로 국세수입 예산안을 마련한다. 정부는 내년에 국세수입이 7%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실질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거나 물가 수준이 낮으면 세수에 구멍이 난다.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는 그래서 정교해야 한다.

최근 5년간 상황을 보면 정부의 성장률 전망과 실제 성장률이 큰 차이를 보였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평균 2.2%포인트 빗나갔다.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이 약 4%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괴리다.

정부는 지난 2009년 성장률을 4.0%로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0.3%에 불과했다. 직전 연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음에도 성장률에 미칠 악영향을 오판한 것이다. 2010년에는 4.0%의 경제성장을 예상했으나 결과는 6.3%였다. 금융위기로 위축됐다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는데, 정부는 침체와 상승의 정도를 예측하지 못했다.

2011년에는 5.0% 성장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3.7%에 머물렀다. 2012년에는 4.5% 성장할 걸로 내다봤으나 결과는 2.0%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4.0% 예측에 3.0% 성장했다.

올해는 3.9% 성장할 것으로 정부는 예측했다. 하지만 이 역시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3.5~3.7%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3.5% 성장을 예상했다.

이로 인해 2009년부터 2003년까지 정부의 세수 예측치와 실적치는 평균 4조7000억원의 차이를 보였다. 2012년에는 세수가 2조7000억원 부족했고, 지난해에는 8조5000억원나 모자랐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올해는 10조원 규모의 ‘세수펑크’가 예상된다.

이런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예측기관들은 대체로 우리 경제가 내년에 3.6~3.7%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시간이 갈수록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는 추세다. 그나마 정부 전망치와 비슷한 기관은 4.0%를 전망한 국제통화기금(IMF) 정도밖에 없다.

예산정책처는 “정부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과대평가할 경우 낙관적인 세입전망으로 이어져 재정적자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며 “거기 경제 전망의 현실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너무 정책의지를 강조하기 보다 경제현실을 반영한 거시경제 전망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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