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흔드는 금리인상 폭

5월 기대인플레 6.6%…두달 만에 또 최고치

월가·주요 매체 “6월 FOMC서 자이언트스텝”

뉴욕증시 일제히 폭락…유럽·亞증시도 하락

안전자산 선호…달러화가치 20년 만에 최고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폭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미국 뉴욕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거래인이 머리에 손을 올린 채 괴로워하는 표정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로이터]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이 폭락세를 나타낸 가운데 미국 뉴욕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거래인이 머리에 손을 올린 채 괴로워하는 표정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로이터]

지구촌을 엄습하고 있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공포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에선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물가상승률 기대치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예상을 뛰어넘은 인플레이션에 비상이 걸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애초 계획했던 것보다 더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일명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이번주 기준 금리인상을 예고한 영란은행(BOE)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까지 다음달 11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등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경기침체 공포까지 번지며 미국·유럽·아시아 주요국 등의 증시는 13일(현지시간) 일제히 폭락하며 ‘검은 월요일’을 보냈다.

▶美 5월 기대 인플레 6.6%…두 달 만에 또 최고치=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5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에서 향후 1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6.6%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4월 6.3%에서 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지난 2013년 6월 관련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치였던 3월 수치와 타이 기록이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1981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찍은 직후에 나왔다.

미국의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 속에서도 앞으로 지출을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에서 향후 1년간 가계지출 전망치는 9.0% 상승해 전월(8.0%)보다 1.0%포인트 확대됐다. 가계지출 전망도 2013년 이후 사상 최고치다. 또 향후 1년간 실직을 우려한다는 응답자는 11.1%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증가하며 고용시장 악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11.1%는 장기 평균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지만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CNBC방송이 전했다.

▶WSJ·JP모건·골드만삭스 등 “6월 FOMC서 자이언트 스텝”=월가와 미 주요 매체를 중심으로 연준이 당장 다음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연이어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내용의 전망을 보도했고, 주요 투자은행인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스, 제프리스그룹 등에 소속된 분석가들도 6월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 한목소리로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다는 분명한 증거가 없으면 좀 더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0.75%포인트 금리인상은 지난 1994년이 마지막으로, FOMC는 지난달 22년 만의 최대폭인 ‘빅 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美 나스닥, 4.68% 폭락…유럽·아시아 주요국 증시 일제히 ↓=각국 중앙은행의 고강도 통화 긴축 전망과 경기침체 공포 속에 전 세계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미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6.05포인트(2.79%) 떨어진 30,516.7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1.23포인트(3.88%) 급락한 3,749.63으로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는 530.80포인트(4.68%) 폭락한 10,809.23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보다 먼저 문을 연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가 각각 1.53%, 2.43%, 2.67% 하락했고, 범유럽지수인 유로Stoxx50지수도 2.69% 내린 채 거래가 종료됐다. 블룸버그통신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 한국 코스피, 홍콩 항셍지수가 나란히 3% 이상 떨어졌다. 한국 코스피가 3.52%, 코스닥이 4.72% 각각 급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와 토픽스지수도 각각 3.01%, 2.16% 떨어졌다.

한편 경기침체 우려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흐름으로 미국 달러화 가치는 거의 20년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다. 엔화와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 등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매긴 달러지수는 이날 0.6% 상승,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105.4를 기록했다. 경기침체에 대해 시장이 느끼는 공포의 강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진 유럽 각국의 10년 만기 채권금리도 일제히 상승했다. 미 CNBC방송은 “독일과 이탈리아를 비롯해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채권금리는 2020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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