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행정부 출범 16개월 만에 對中 전략 발표

“우크라戰 계속돼도 국제질서 가장 심각한 장기 도전 中에 초점 맞출 것”

적극 개입 통해 中의 美 중심 국제질서 훼손 막겠단 의지 내비쳐

대만해협 군사 긴장 고조 대해 ‘中 책임론’ 강조

中, 관영지에 블링컨 발언 비판 전문가 인터뷰 실으며 불편한 심기 드러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한 대(對)중국 전략 연설을 통해 미국이 주도한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중국이 따르도록 만들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구체적인 대중국 전략은 출범한 지 16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AFP]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한 대(對)중국 전략 연설을 통해 미국이 주도한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중국이 따르도록 만들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구체적인 대중국 전략은 출범한 지 16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국제무대에서 법과 원칙의 혜택을 가장 많은 받았던 중국이 이에 대한 훼손에 앞장서고 있다며, 질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16개월 만에 발표한 대(對)중국 전략을 통해서다.

신냉전 등 직접적 충돌을 추구하진 않겠다곤 했지만, 중국의 행동을 조목조목 통렬히 비판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도권 확보에 적극 나서겠다는 점을 재천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블링컨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한 대중국 전략 연설을 통해 미국이 주도한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중국이 따르도록 만들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전면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더라도 미국은 국제질서의 가장 심각한 장기 도전인 중국에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 주요 강대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인정하고, 중국의 경제성장을 봉쇄하거나 정치 시스템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는 “충돌·신냉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촉즉발(charged)의 세계 구조 속에서 외교는 필수적”이라며 중국과 대화 의지도 밝혔다.

하지만, 45분간 이어진 블링컨 장관의 발언 대부분은 중국의 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에 할애됐다.

블링컨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하에서 중국 공산당은 중국 내에서 더 억압적이고, 해외에서 더 공격적이 됐다”며 국제 질서를 활용해 강대국이 된 중국이 오늘날의 성공이 있도록 뒷받침한 법과 합의, 원칙, 국제기구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중국이 궤도를 수정할 것이란 기대에만 의존할 수 없는 만큼 중국을 둘러싼 전략적 환경을 바꿔 나갈 것”이라며 미국의 적극 개입 의지에 대해 천명했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내정 문제라 주장 중인 신장(新疆)·티베트·홍콩(香港) 인권 문제에 대해 언급했고, 중국의 스파이·해킹·기술 절취 문제와 보조금·시장접근 장벽 등 시장 왜곡 정책 등에 대해서도 통렬히 비판했다. 또, 동중국해·남중국해 해상에 대한 ‘자유의 항행’ 작전 역시 지속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이 언급 시 강력 반발했던 사안들을 보란 듯 한꺼번에 열거하며 강경 드라이브를 예고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10년을 결정적 시간이라 보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전략 3대 원칙으로 ▷미국 내 투자 통한 자체 경쟁력 강화 ▷동맹 규합을 통한 대중 압박 전선 강화 ▷공정한 환경을 바탕으로 한 중국과 경쟁을 제시했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해선 ‘중국 책임론’을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한 대(對)중국 전략 연설을 통해 미국이 주도한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중국이 따르도록 만들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구체적인 대중국 전략은 출범한 지 16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AFP]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한 대(對)중국 전략 연설을 통해 미국이 주도한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에 중국이 따르도록 만들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목표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구체적인 대중국 전략은 출범한 지 16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AFP]

과거와 변한 것은 점점 대만에 강압적인 중국이라면서 다른 나라와 관계 차단, 국제기구 참여 봉쇄, 대만해협의 군사적 행동 등을 언급한 뒤 “이런 말과 행동은 지역을 매우 불안정하게 만들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하나의 중국’이란 정책 약속을 지키고 있고,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도 블링컨 장관은 지적했다. 대만 방어를 위한 지원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블링컨 장관은 양국의 이익이 겹치는 분야에 대해선 협력하겠다면서 북한·이란 핵문제, 기후변화 문제 등을 구체적 예시로 꼽았다.

이날 중국 관영 환구시보(還球時報)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블링컨 장관의 연설 내용을 비판하는 전문가 인터뷰를 즉각 실었다. 중국 관영지는 중국 공산당의 목소리를 사실상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이웨이(王毅偉) 런민(人民)대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은 중국 관영 환구시보(還球時報)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정면충돌을 피한다면서 미국이 만든 국제질서를 지키라 요구하는 것은 위선적 행동”이라며 “미국이 중국과 전략적 경쟁관계에 집중하겠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뤼샹(呂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러시아와 맞서고 있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연설”이라며 “중국과 협력을 들고 나오긴 했지면, '불합리한 비난'이 주된 내용인 만큼 경쟁이 주요 주제란 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