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통령실 앞에서 자백·사과 촉구 회견
“친일인명사전처럼 10월부터 신상공개 가능”
“2만여명 불법징집에도 국가는 사과 없이 외면”
진실화해위원회에도 “시간·인력 부족…회의적”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군사정권 시절 불법징집·공작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의 자백과 사과가 없으면 이들의 신상정보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하겠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불법징집과 보안·기무사령부 불법공작 진실규명 공동 신청인단’은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말까지 자백과 사과를 하지 않는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10월부터 신상정보를 지속적으로 공개해 반드시 역사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35개 대학·1개 고교 출신 피해자 170여 명으로 구성된 신청인단은 “현재 상당량의 국방부 존안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이 존안자료에는 가해자들의 성명, 소속부대, 계급, 직책 등의 신상정보가 세세히 기록돼 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강제징집·녹화공작 피해자인 이용성 씨는 “피해자들이 과거사위원회 활동,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료를 확보했다”며 “사과를 하지 않으면 ‘친일인명사전’처럼 얼굴, 이름, 소속, 가해내용 등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청인단은 “불법징집과 보안·기무사령부 불법공작은 박정희 정권부터 김영삼 정권까지 무려 30여 년 동안 자행된 국가폭력 범죄”라며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2만여 명, 2개 사단에 이르는 대학생들이 불법적으로 군대에 끌려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 중 20여 명은 군복무 중 죽음을 당했고, 지금도 여전히 의문사로 남아있다. 피해자 상당수는 노년이 된 지금까지도 군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며 “그러나 국가는 지금까지 사과 한 마디 없다. 보수든, 진보든, 모든 정권이 똑같이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신청인단은 강제징집·녹화사업을 지시한 것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는 2006년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에 반발해 올해 3월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신청서에는 신상정보가 확인된 피해자 2512명이 이름을 올렸다.
신청인단은 이와 관련해서도 “진실화해위가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한다지만 솔직히 회의적”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국방부가 진실화해위에 피해자 3085명의 존안자료를 제공한 후 사건 축소와 은폐를 시도하고 있고, 2024년 3월 활동을 종료하는 진실화해위는 아직 직권조사 여부도 결정하지 않은 채 해당 사건에 조사관 3명만 할당해 사실상 진실규명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신청인단은 “불법징집은 민주화운동을 압살하기 위해 신성한 병역의무를 악용한 인간 사냥이었다”며 “완전한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이야말로 대한민국이 희망이 있는 나라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이정표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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