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들, 화상 정상회의 공동 성명서 러産 석유 단계적 금수 약속

EU 27개 회원국, 석유 금수 포함 6차 제재안 합의에 난항

헝가리 “우리경제에 원폭 투하…불가리아도 수정안 없으면 거부 입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다른 정상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뒤에 설치된 모니터 영상을 통해 화상 회의에 참석한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정상의 모습이 보인다. 이날 화상 정상회의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위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다른 정상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뒤에 설치된 모니터 영상을 통해 화상 회의에 참석한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정상의 모습이 보인다. 이날 화상 정상회의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위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7개국(G7·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정상들이 러시아의 주요 ‘돈줄’인 석유·가스 등 에너지에 대한 금수 조치를 강화함으로써 러시아 경제의 고립을 심화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G7 국가 정상들의 의지와 달리 대(對)러시아 경제 제재의 주요축 중 하나인 유럽연합(EU)에선 러시아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면서 새 대러제재가 난관에 부딪혔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AF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의 뒤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 석유 수입의 단계적 중단 혹은 금지를 통해 러시아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점진적으로 중단할 것을 약속한다”며 “우리는 시기적절하고 질서 있는 방식으로 세계가 대체 물량을 확보할 시간을 주는 방식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했지만,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훨씬 큰 유럽은 아직 미국과 같은 조치는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러시아 원유 공급을 6개월 이내에, 러시아산(産) 석유 제품 공급은 올해 말까지 중단한다는 추가 제재 방안을 제안했고, 이를 두고 회원국 간 협상이 진행 중이다. 제재 안에는 러시아산 석유 의존도가 각각 65%와 70%로 높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2024년 말까지, 체코는 같은 해 6월까지 수입 중단을 유예하도록 예외를 뒀다.

다만, EU 집행위원회가 제시한 새 제재안은 EU 내 대표적인 친(親)러시아 국가로 꼽히는 헝가리의 반대로 통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EU 27개 회원국은 이날 러시아에 대한 추가제재 패키지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EU 집행위원회가 추진하는 집단제재가 집행되려면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시야르토 페테르 헝가리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는 제재 패키지에 찬성해왔지만 가장 (석유수입 등을 담은) 최신 제재안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공급 안보를 무너뜨릴 것”이라며 “EU 제안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없는 한 우리는 이번 패키지에는 찬성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장을 설명했다.

앞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도 지난 6일 헝가리 국영 라디오에 출연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안은 헝가리 경제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셈”이라며 EU의 새 제재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헝가리에 이어 불가리아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수정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제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회의는 재개될 예정이지만 러시아 전승절(제2차 세계대전 승리일)인 9일에 맞춰 제재안을 확정하려고 했던 EU의 계획은 일단 차질을 빚게 됐다. 회원국들의 반대가 계속된다면 원유 수입 중단 제재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이날 G7 정상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을 지원하는 금융 엘리트와 가족들에 대한 대응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러시아의 수치이며 국민의 희생을 야기한다면서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해서는 안 된다는 결의로 단합돼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이날 G7 정상들은 화상으로 종전 기념식도 진행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