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현안에 집중하며 실용주의 접근 강조
“국민 개개인 문제 어떻게 푸느냐가 핵심”
국정농단 사태 이후 출범한 文국정기획위
국가비전·프레임 등 무너진 국정 전반 다뤄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사실상 활동을 마무리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동산 등 태스크포스(TF) 활동을 중심으로 민생과 실용주의에 방점을 두고 국정운영의 방향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무너진 국정운영 전반을 바로 세우는 데에 중심을 둔 것과는 다른 행보다. 다만 ‘디테일’한 단기 정책과제에만 치중하다 보니 향후 5년의 국정 방향을 가늠할 만한 대형 어젠다를 제시하진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인수위에 따르면 새 정부의 국정과제는 부처 업무보고와 전문가회의, 현장방문, 국민제안 등을 통해 도출됐는데 특히 코로나 비상 대응, 부동산, 디지털 플랫폼 정부, 국민통합, 청년소통 등 TF를 비롯한 특별 조직에서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인수위는 부동산이나 청와대 이전, 정부 조직 개편을 포함한 주요 이슈에 대해 위원회나 분과 차원에서 TF를 띄워 대응했다. 코로나 비상 대응, 지역 균형발전 등 일부는 특별위원회로 격상되기도 했다.
TF의 면면은 ‘민생’과 ‘실용주의’를 강조해온 윤 당선인의 그간 행보와 연결된다. 윤 당선인은 당선 이후 줄곧 현장을 찾아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강조했고 국정과제 선정에선 제1원칙으로 실용주의를 강조한 바 있다.
윤 당선인은 코로나 위기, 부동산 문제 등 시급한 민생 현안과 청와대 이전처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실천해야 할 과제를 TF를 구성해 맡겼다. 인수위가 코로나19에 따른 피해 보상에 주력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사실상 실패를 인정한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는데 이러한 기조가 TF에도 반영된 것이다. 정부 조직 개편의 경우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유보됐지만 TF 논의를 바탕으로 방향성은 어느 정도 잡혔다는 게 인수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새 정부의 국정운영 원칙으로 ‘실용’을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전날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이념적인 것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진 문제를 어떻게 하면 풀 수 있는가가 실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걸었던 길과 사뭇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초 인수위 대신 국정과제를 수립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가비전·프레임,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수립, 국정과제 재정계획 수립, 인사 검증 기준 및 청문제도 개선, 지역 공약 검토 등 5개 TF를 운영했다. 특정 사안보다는 국정 전반을 아우르는 틀을 다시 짜는 데에 방점이 찍혀 있다.
전임 박근혜 정부가 국정농단 사건으로 무너졌던 만큼 국정 전반의 운영이나 재정 등을 공고히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사 검증에 대해서도 TF 차원에서 대대적인 논의를 했는데 최순실, 문고리 3인방 등 당시 문제가 됐던 측근인사에 대한 개혁 의지가 반영된 조치로 읽힌다.
5년의 시차를 두고 대통령 취임을 준비하는 두 조직이 운영하는 TF의 성격이 이처럼 대비되는 것은 시대적 문제의식이 완전히 달랐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임 정부의 실정이 국정운영이냐, 특정 사안이냐에 대한 판단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ehk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