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어 첫 도시 서울 특별전
유머와 공포·세계여행 등
작품세계 열가지 주제로 구성
어린이에 있는 창의정신 중요
10년만에 서울 오게 돼 기쁘다
“전 제가 위대한 예술가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다만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이 영감을 준다고 생각해요. 영감을 받은 부분을 (그림으로) 표현한 거죠.”
공포와 비극에도 유머를 더하며 하나의 장르를 만든 영화감독 팀 버튼(사진)이 오랜만에 한국 팬들과 만난다. 그는 지난 달 3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전시관에서 개막한 특별전 ‘더 월드 오브 팀 버튼’의 월드투어를 여는 첫 도시로 서울을 선정, 한국을 찾았다. 전시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팀 버튼 감독은 “10년 만에 서울로 돌아왔다.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며 “서울에 다시 오기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유머와 공포’, ‘오해받는 낙오자’, ‘세계여행’ 등 팀 버튼의 작품세계를 설명하는 열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버트네스크(Burtonesque)’라고 불리는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팀 버튼 감독의 지난 50여년을 압축해 담았다. 창작의 원천이 됐던 내면의 이야기들이 다양한 드로잉으로 펼쳐지고, 전 세계에서 만난 무수히 많은 영감과 사람들이 네모난 냅킨 속 그림으로 완성됐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웬즈데이’를 비롯해 신작 아이디어도 미리 엿볼 수 있는 전시다.
팀 버튼 감독은 한 도시에서 한 번 이상 전시를 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0년 전 한국 방문 당시 우연히 찾은 광장시장에서 먹은 부침개와 시장 사람들의 인정을 잊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전시가 열리는 DDP는 그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이다. 팀 버튼 감독은 “우주선 같은 공간에 들어오니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하게 느껴진다”며 “이곳을 건축한 자하 하디드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시장의 입구엔 팀 버튼 감독이 DDP에서 영감을 받아 세운 새로운 조형물이 설치돼있다.
팀 버튼 감독의 예술세계는 삶을 관통하며 이어온 관심사의 확장과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유년에 대해 “내향적이고, 공동묘지 탐험을 즐기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은 ‘가위손’의 에드워드, 산 자도 죽은 자도 아닌 채 이승과 저승 사이에 끼어 산 ‘비틀쥬스’라는 캐릭터로 태어났다. 생김새도 기괴하고 성격도 괴팍한 소외받는 캐릭터는 그의 영화 안에서 ‘오해받는 낙오자’로 다시 태어났다.
“어린시절의 전 언어 구사력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렸어요. 성격은 내향적이었지만, 다행인 것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공포가 있으면 유머가 있다는 거예요.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무게중심을 가지고 살아가면서, 그림이든 음악이든 내 안의 감정을 분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해요.”전시를 통해 팀 버튼 감독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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