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면 찬성 여론 많다는 점 언급

이재용 부회장 사면 기대 하는 일각 의견도 나와

업계 “이 부회장 부재로 삼성 미래먹거리 투자 먹구름”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 [연합]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 [연합]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여부 관련 이례적으로 찬성 의견을 부각하면서 임기 내 마지막 사면 향방에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경제·산업계 요청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도 단행될지 주목된다.

29일 문 대통령은 국민청원 ‘이명박 前 대통령 사면을 반대합니다’에 대한 직접 답변을 통해 “청원인과 같은 (사면 반대)의견을 가진 국민들이 많으나 반면에 국민화합과 통합을 위해 사면에 찬성하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현재 문재인 정부 마지막 사면 대상자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지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이 사면에 대한 긍정적 검토를 담은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는 재계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 모임인 ‘협성회’는 이 부회장의 특별사면복권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했다. 협성회는 삼성전자와 거래하는 1차 협력사 가운데 매출 비중, 업체 평가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한 207개 업체의 자체 협의기구로 1981년 출범했다.

협성회는 청원서에서 “당면한 위기 극복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복권을 통해 기업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공백에 따라 수많은 1차, 2차, 3차 협력사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기업은 미래 예측이 가능한 시장 환경에서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도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포함된 기업인의 사면복권을 청원한 바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 실시된 총 5번의 사면에서 이 부회장은 계속 제외됐다.

이에 지난해 8월 가석방 후 취업제한에 묶여 파운드리(반도체 칩 위탁생산) 등 새 먹거리 투자가 진척되지 않으면서, 이 부회장 중심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2017년부터 받은 재판만 100회를 넘는다. 2017년부터 3년간 85차례 재판을 받았다. 여기에 매주 목요일마다 합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횟수만 43회다. 지난달부터는 3주에 한 번 금요일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심리도 병행한다. 3주에 한 번꼴로 주 2회 법정에 출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올 들어 이 부회장의 공식 경영 활동은 전혀 없다. 국내에서 주요 기업인을 만나거나 해외 출장을 나가지도 못했다. 가석방 이후 취업 제한, 보호관찰 조치에 따라 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M&A나 사업 투자를 위해 이 부회장이 해외 기업들과 미팅을 하려고 하면 재판 불출석 사유를 밝혀야 하는데, 이 경우 해외 기업과 비공개 만남이 노출돼 사업 논의 속도가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부회장의 발이 묶이면서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 발굴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더 치열해진 파운드리 경쟁이 문제다. 이미 2019년에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지만, 경쟁사가 오히려 가파른 속도로 치고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라인 모습[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라인 모습[삼성전자 제공]

글로벌 파운드리 1위인 대만의 TSMC는 올해 21조1000억원 가량을 매출로 올렸다. 삼성 파운드리(시스템 LSI 사업부 포함)의 1분기 추정 매출 6조78000억원보다 약 3배 가량 높다. TSMC의 영업이익만 9조6000억원 수준으로 삼성 파운드리의 매출을 뛰어넘는 일이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나아가 올해 파운드리 시장에서 글로벌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글로벌 1위 기업 TSMC의 점유율은 2021년 53%에서 올해 56%로 3%포인트 가량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18%에서 16%로 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TSMC 건물 모습[TSMC 홈페이지 캡처]
TSMC 건물 모습[TSMC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시설투자는 7조9000억원, 이중 반도체 투자는 6조7000억원에 불과하다.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파운드리 기업들의 투자를 생각하면 소규모 수준이란 지적이 따른다.

여기에 2017년 전장기업 하만 인수 이후 삼성전자의 대규모 기업 M&A는 5년 동안 사실상 막혀 있다.

이에 공격적 투자를 위해서는 이 부회장 사면을 통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단 주문이다. 대규모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에는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 리더십이 필수란 분석이 제기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파운드리 등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와 국가적 반도체 상황을 생각할 때 삼성전자의 경영을 위해 이 부회장의 특별 사면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