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수수료를 떼간다고 하니, 저희도 그만큼 이용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르는 소비자들이 비싸게 이용하지 않도록 웹·PC에서 결제하라고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에요.”

최근 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같은 서비스임에도 앱에서 결제하느냐, 웹·PC에서 결제하느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 앱에선 PC보다 1000~2000원가량 더 비싼 서비스 구독료를 내야 하는 식이다. 눈 뜨고 코 베이지 않으려면 소비자가 주의해야 한다.

처음부터 이랬던 건 아니다. 구글이 4월부터 디지털 콘텐츠 ‘인앱 결제’를 의무화 하면서 생긴 일이다. 인앱 결제란 앱 내부에서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을 뜻한다. 소비자가 앱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하려면 ‘반드시’ 구글의 앱마켓 플레이스토어 결제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구글은 결제금액의 10~30%를 수수료로 떼간다. 여파로 OTT, 음원 플랫폼 등이 수수료만큼 구글 인앱 결제 가격을 올렸다.

일례로 티빙·웨이브 프리미엄 요금제는 앱에서는 1만6000원이지만 웹과 PC에서는 1만3900원이다. 네이버 바이브의 무제한 듣기 서비스는 앱에서는 8500원, 웹·PC에서는 9900원이다. 기존에는 앱 구매와 웹·PC 구매 결제 가격이 동일했다.

구글만의 문제는 아니다. 예전부터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였던 애플에서는 해묵은 문제다.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구독 상품인 ‘이모티콘 플러스’의 웹·PC 결제금액은 4900원, 아이폰 앱 결제금액은 6900원이다. 구독 콘텐츠의 경우 몇 년씩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손해 보는 금액도 커진다. 결국 모르는 소비자만 ‘봉’이 된다.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한국이지만 무용지물이다.

구글은 자체 인앱 결제 외에 ‘제3자 인앱 결제 시스템’을 추가하였지만 이 방식에도 최대 26%의 수수료를 받는다. 결국 앱 개발사 입장에선 두 개 결제 시스템의 차이가 사실상 없다. 사실상 법의 취지를 무시한 구글의 ‘꼼수’인 셈이다.

업계는 수수료를 낮출 수 없다면 앱에서 웹 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라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여 왔다. 적어도 소비자가 인앱 결제와 외부 결제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구글은 이마저도 ‘불허’하였다. 한국의 입법마저 무시한 구글의 처사로,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소비자가 된다. 부당한 이용료를 내지 않기 위하여 구글, 애플이 아닌 제3의 앱 스토어로 이탈하는 소비자들의 움직임도 적지 않게 나온다.

지금이라도 글로벌 기업다운 성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시장을 ‘독식’한 아쉬울 것 없는 공룡 기업이라도, 부당한 꼼수를 언제까지 눈 감아줄 이용자는 없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