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스토아 철학자이자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전쟁터에서 쓴 ‘명상록’은 많은 이들이 한 번쯤 집어드는 고전이다.

개인적인 숱한 역경과 질병, 전쟁터에서 살아야 했던 마르쿠스의 자기 단련 기록은 목적의식을 상실하고 고통과 질병, 불안 등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온전히 자신을 마주할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인지행동 심리치료사인 저자 역시 열세 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방황하다 스토아 철학을 만나 삶을 바꾸게 된다. 그에게 스토아철학은 다른 철학과 달리 삶의 유용한 지침으로 여겨졌다.

저자는 특히 마르쿠스를 스토아 철학이 지향하는 삶의 롤모델로 보고 그의 행적을 좇아가며 스토아 철학의 자기 인식과 행복을 인지심리라는 현대 심리치료와 겹쳐 읽어낸다.

가령 젊을 때 마르쿠스는 불같이 화가 나는 경우가 빈번했고 성질을 부리지 않으려고 참느라 애를 먹었다. 그럴 때마다 스토아 스승들로부터 배운 분노 관리법을 떠올렸다. 그 중 하나가 감정이 자연스럽게 누그러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 그리고 그 같은 상황에서 현명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차분하게 생각했다.

사건을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객관적 언어로 정확하게 포현함으로써 가치판단과 외적 사건을 분리시키는 것도 한 방법. 그런 뒤 그 안에서 긍정적인 기회를 찾아보는 것이다. 이는 현대적 인지치료에선 인지적 거리두기로 설명되는데, 심리치료에 가장 중요한 첫 단계다.

저자는 “우리 속을 뒤집어 놓는 것은 사물들이 아니라 사물들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라는 에픽테토스의 말을 기억하는 것 만으로도 자신의 사유로부터 인지적 거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마르쿠스는 파티광인 동생 루키우스가 쫒는 외적 쾌락보다 스토아적인 내적 충만함, 유쾌한 평온의 상태를 사랑했다. 자제의 덕이 욕망하는 외적 대상들보다 더 큰 쾌락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걸 안 것이다.

또한 스토아주의자들은 외적인 것에 대한 집착으로 인해 망가지지 않는 건전한 감사의 감각을 삶에서 발전시켰는데, 마르쿠스 역시 “자기에게 벌어진 모든 일, 자기를 위해 돌아가는 모든 운명의 수레바퀴를 사랑하고 환영하는” 스토아적 현인의 삶의 태도를 지향했다.

책은 소크라테스와 스토아 철학으로 이어지는 삶으로서의 철학을 21세기 심리학과 연결시켜 적용성을 끌어낸 점이 돋보인다. 인생에서 목적의식을 찾는 법, 역경에 맞서는 법, 욕망을 누그러뜨리고 불안에 직면해 용기를 내는 법, 상실에 대처하는 법을 스토아적 생활지침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로마황제처럼 생각하는 법/도날드 로버트슨 지음, 석기용 옮김/황금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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