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세대 음악 서비스 플랫폼 ‘소리바다’가 잇단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코스닥 시장 퇴출 위기에 몰렸다. [123RF]
국내 1세대 음악 서비스 플랫폼 ‘소리바다’가 잇단 상장폐지 사유 발생으로 코스닥 시장 퇴출 위기에 몰렸다. [123RF]

[헤럴드경제 김현일 기자] “옛정으로 20년 넘게 이용했는데 참다참다 해지합니다”(구글 플레이스토어 ‘소리바다’ 이용자 A씨)

“최신곡 없이 몇 달 버텼습니다. 다시는 안 돌아옵니다”(구글 플레이스토어 ‘소리바다’ 이용자 B씨)

“그냥 빨리 상폐하라. 그만하자. 주주도 힘들다”(네이버 종목토론방 ‘소리바다’ 주주 C씨)

한때 국내 최고의 소프트웨어로 꼽혔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소리바다’가 코스닥 상장 20년만에 주식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수년째 반복되는 경영권 분쟁과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인해 ‘유령 플랫폼’으로 전락한 소리바다를 두고 투자자들은 물론 소리바다의 과거 모습을 기억하는 오랜 이용자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소리바다의 실시간 인기차트 100위 리스트를 보면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노래 56곡이 ‘도배’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90년대 노래들로 채워져 실시간 차트라는 말이 무색한 상황이다.

소리바다의 실시간 인기차트 리스트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노래가 싹쓸이하고 있다. [소리바다 홈페이지]
소리바다의 실시간 인기차트 리스트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노래가 싹쓸이하고 있다. [소리바다 홈페이지]

소리바다는 2020년도 감사의견 ‘의견거절’로 지난해 5월17일부터 1년째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여기에 2021년도 감사의견마저 의견거절이 나와 벼랑 끝에 몰렸다. 지난 12일 한국거래소에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내며 마지막 안간힘을 내고 있으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한 투자자는 “(상장폐지가 최종 확정되면 일정기간 진행되는) 정리매매 기간에 담뱃값이라도 벌 수 있으면 좋겠다”며 심정을 토로했다.

소리바다는 지난 2000년 5월 MP3파일 형태의 음악을 P2P(개인간 파일공유) 방식으로 공유하는 서비스로 처음 국내에 등장했다. 이듬해 소프트웨어 전문 사이트 보물닷컴의 조사에서 그해 최고의 소프트웨어로 뽑히며 IT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법원에서 저작권법 위반 처분을 받기도 했으나 2007년 합법적인 서비스로 탈바꿈하며 명맥을 이어왔다. 2009년엔 애플과 음원 공급계약을 맺고 국내 최신곡을 아이튠즈에 서비스하며 글로벌 시장에 도전했다. 그해 12월 출시된 소리바다 아이폰 앱은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오르며 인기몰이를 했다.

국내 1세대 음악 서비스 플랫폼 ‘소리바다’가 2000년대 PC로 서비스하던 당시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1세대 음악 서비스 플랫폼 ‘소리바다’가 2000년대 PC로 서비스하던 당시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나 통신사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SKT의 ‘플로’, KT의 ‘지니뮤직’)에 밀리면서 존재감은 예전만 못하다. 2000년대를 함께 지내온 경쟁사 ‘벅스뮤직’과 ‘멜론’은 각각 NHN과 카카오의 품에 안기며 최근 음원 스트리밍 이외의 신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반면 소리바다는 최근 몇 년간 경영권 분쟁으로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외 이사 선임과 해임을 둘러싼 소송전이 벌어지며 내홍이 심화됐다.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 안건들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소리바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기독교 음악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소리바다는 효율적 경영 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해 이달 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