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은 왜 韓법무 지명했을까

민정수석 폐지…검찰 인사 등 권한 확대

수사관여 안하면서 특검 통해 우회로 확보

檢 내부 “파격적”…민주와 대립엔 우려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검찰 수사권 박탈 입법을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과 대립구도가 더 선명해질 전망이다. 한 후보자의 장관 기용은 새 정부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없는 구조에서 사실상 검찰 인사를 좌우하고, 상설특검 제도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14일 법무부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15일부터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할 예정이다. 청문회 준비단은 서울고검에 마련됐다. 준비단장은 관례에 따라 주영환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맡는다.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를 발탁한 것은 차기 정부에서 검찰 인사 등에 장관 권한이 더 강화된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 정부에선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폐지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검찰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조율 후 대통령이 단행했다. 그런데 이제 민정수석이 없고, 김오수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부 임명 인사여서 향후 검찰 인사의 실질적 권한을 법무부 장관이 갖게 된다. 누구보다 법무·검찰을 잘 아는 윤 당선인이 이런 배경을 고려해 가장 믿을 수 있는 측근을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했다는 것이다.

법무부 장관이 독자적으로 상설특검을 발동할 수 있는 점이 고려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무부장관은 흔히 상설특검법으로 불리는 특검법에 따라 국회 의결 없이도 특정 사건에 특검을 도입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박탈이 현실화 될 경우 흔히 특수수사 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을 검찰이 맡을 수 없는데, 장관이 특검을 통해 이런 사안을 수사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후보자를 발탁했다는 것이다. 여전히 계속 중인 대장동 사건을 비롯해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서 한 후보자가 직접 수사를 지휘하거나 관여하지 않으면서도, 특검이란 방식의 우회로를 통해 검찰의 직접수사를 열어둘 수 있는 선택이란 분석이다.

다만 법무부 장관의 상설특검 발동을 고려한 발탁이라 해도 이 부분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특검을 모든 부패범죄 사건에서 발동하기 어렵고 소수의 특수수사 사안에서만 가능할 뿐더러, 검찰 수사권 박탈시 경찰에서 기본적으로 수사한 대부분의 형사사건 관련 보완수사 자체가 불가능해져 상설특검이 수사권 박탈을 상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검찰이 2차 수사에 나서며 이은해를 지명수배한 ‘계곡살인 의혹 사건’과 같은 일반 형사사건은 상설특검으로 해결할 수 없다.

검찰 내부에서도 한 후보자 발탁은 파격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는 “핵심 요직에 기용될 것이란 점은 누구나 예상했지만 장관 후보로는 거론조차 안 되지 않았나”라며 “후보 지명이 알려진 후 다들 놀랐다”고 말했다. 검찰 내에선 민주당이 수사권 박탈 법안 통과를 당론으로 정한 상황에서 한 후보자의 장관 기용은 더 큰 반발과 대립을 부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를 지명한 직후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한 검사장을 지명한 것은 군에 있던 사람을 바로 옷 벗겨서 국방장관 시키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업계도 검찰 수사권 박탈에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전날 김상희 국회 부의장을 만나 민주당의 검찰 수사권 박탈 입법안에 대한 협회의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변협은 수사권 박탈이 국가 형사사법체계 근간을 바꾸는 중대 사안으로 성급하게 추진할 내용이 아니고, 형사법 전문가 등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1973년생인 한 후보자는 서울 현대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2001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 합류해 윤 당선인과 같이 일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엔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대검 반부패부장 등을 역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하며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로 평가받았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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