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동계 전국체전은 늘 경기-강원-서울 3파전이다. 빙상 등을 포함한 종합성적에서 경기도는 2002년부터 2014년까지 13연패를 달성했다. 그 이전 1986년부터 2001년까지는 서울이 16연패를 기록했다. 강원도는 1990년대까지 늘 3등권에 머물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서울을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선다.
현재 경기도(1232만) 인구는 강원도(154만)의 꼭 8배이다. ‘경기도와 강원도 간의 경쟁’이라는 말은 말도 안되지만, 겨울엔 말이 된다. 바로 스키 때문이다. 동계 체전을 석권하고 있는 경기도는 그러나 유일하게 스키 종목에서는 강원도에 열세를 보인다.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에 맹훈련을 거듭한다. 하지만 올림픽을 개최하는 강원도도 경기도의 인해전술을 뚫고 스키 부문 정상을 수성하려고 안간힘이다.
경기도와 강원도의 스키대전(大戰)은 선수들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스키장들도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마케팅 파워에서 턱 없이 뒤진다고 생각한 강원도는 지난 18일 최문순 지사까지 서울 한복판에 출동해 스키장 호객에 나섰다. 한때 같은 그룹이었던 경기도의 LG 곤지암와 강원도의 GS 강촌엘리시안도 마케팅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경기 지역 스키장은 접근성을, 강원지역 스키장은 동계스포츠의 메카라는 점을 강조한다.
▶강원= 오는 21일 개장하는 강촌 엘리시안은 접근성에서 경기도권 스키장에 뒤질 것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코레일의 지원을 얻었다. ITX-청춘 고속전철이 오는 12월 5일부터 스키시즌 동안 백양리역에 특별정차한다. 무료 셔틀버스는 수도권전철을 중심으로 19개 노선을 운영한다. 자주 방문하는 고객을 위해 장비 보관함을 대거 늘렸고, 100억원을 들여 스키하우스 내 탈의실, 화장실, 파우더룸을 리모델링 했다. 엘리시안측은 “10년전 같은 회사였던 경기 곤지암이 잘 나가고 있지만 선의의 경쟁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겸손하게 내실있게 준비하면서, 잘 나가는 스키장의 밴드왜건 전략을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9일 개장하는 하이원은 안전을 위해 원통형매트 5000개, 사각매트커버 1200개를 스키장 곳곳에 설치했으며, 닥터헬기 도입, 응급대응 스노모빌 증차 및 전문의 상주 등을 통해 ‘안전 스키’ 문화를 선도하는 스키장이 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의료전용 닥터헬기는 공공부문에서조차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특별서비스이다.
업계 1위로 꼽히는 비발디파크는 지난 14일 초급 발라드 슬로프를 개장한데 이어 오는 21일 중상급 코스 레게 슬로프를 추가오픈 한다. 아빠와 오빠가 레게 슬로프 주행이 끝나면 발라드 슬로프에서 놀고 있는 엄마와 여동생을 만날수 있는 구조이다. 금, 토 이틀간은 새벽스키를 운영한다. 오전 8시30분부터 새벽 5시까지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앞으로 재즈, 테크노, 펑키, 블루스 등의 슬로프를 추가 오픈 할 예정이다.
보광 휘닉스파크(휘팍)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모글, 에어리얼, 스키,보드, 크로스 등 총 10종목의 경기가 열려 20개의 금메달 주인을 가리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곳에서의 스키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첨단 시설 외에 문화,웰빙 인프라도 늘려 풍요로운 스키가 되도록 하겠다는 의지이다. 휘팍은 유명 인디 뮤지션들의 80~90년대 음악을 재해석한 인디밴드 콘서트와 아날로그 감성의 DJ쇼 등을 진행한다.
용평리조트는 지난 13일 28개 슬로프 중 초ㆍ중급용인 핑크 슬로프를 개장했으며, 원주 오크밸리는 오는 28일 문을 연다. 또 횡성군 웰리힐리, 평창 알펜시아도 이달 하순~내달 초순 시즌 개막을 선언한다. 태백 오투리조트는 경영난 때문에 올해 문을 열지 않기로 했다.
▶경기= 강원도 산간지방에 비해 본격적인 적설 시기가 다소 늦은 경기도권 스키장들은 안전한 활강이 가능할 정도의 눈의 양과 설질이 확보된 뒤 개장할 예정이다. 강원도 스키장들이 조기 개장으로 분위기를 띄웠지만, 가까운 곳에 편안하게 다니면서 안전하게 즐길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진력하고 있다.
곤지암은 스키장 ‘1부리그’ 강자들 중 경기도내 몇 안되는 곳이다. 경기도 선두 답게 자존심을 걸고 강원도 비발디와 휘팍을 넘겠다는 의지이다. 시설을 자랑하기 보다는 안락한 레포츠문화에 진력하겠다는 뜻이 엿보인다. 곤지암은 리프트 보조 안전바를 설치하고 슬로프 펜스를 1m 더 높였으며, 안전순찰본부 ‘패트롤타워’를 24시간 체제로 확대했다. 아울러 ‘스키장의 하이패스’ 전자출입시스템을 도입해 대기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국내 처음으로 시간제 리프트권인 ‘미타임패스’제도와 매표시간을 줄여주는 ‘온라인예매제’를 시행한다. 곤지암측은 과거 같은 계열사로 ‘2부리그’ 중상위권으로 분류되는 강원 엘리시안의 추격 의지에 대해 “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지산측은 서울에서 가깝고 7~30도 다양한 경사의 10면 슬로프와 고속리프트 5기를 갖춘 인프라의 우위를 자랑한다. 시즌 이용권은 전일권·야간심야권·뉴야간심야권·주중주간권 등으로 세분화했고, 리프트권도 9종에서 13종으로 늘려 선택의 폭을 넓혔다. 수도권 셔틀버스는 23개로 확대했다. 개장 당일, 리프트는 공짜, 장비 렌탈 반값에 해준다. 리프트가 빠르고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지산측은 설명한다. 익스트림한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는 ‘스노우보드 파크’ 시설이 한층 개선된 점도 지산의 강점이다.
양지파인리조트와 남양주 스타힐 리조트는 11월말~12월초 개장하며, 중남부권의 무주리조트, 양산 에덴밸리, 충주 사조 리조트는 12월 초·중순에 문을 연다.
/
abc@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