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요즘, 과거 피난민촌이었던 부산 감천문화마을에도, 양양 낙산사에도, 순창의 강천산 계곡에도, 서울 합정동 카페거리에도 가족단위의 중국인 관광객을 손쉽게 만날 수 있다. 예전 같았으면, 가이드의 깃발아래 경복궁이나 불국사에서나 볼 법한 소규모 관광객들이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에서 눈에 띄는 것이다.

어떻게, 몇몇 한국인들도 모르는 곳까지 중국인 일가족이 여행 왔을까. 요즘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 상당수는 ‘아는 만큼 즐겁다’는 여행의 원칙을 아는 듯 하다. 이들이 사전에 철저하게 공부한 상태에서 방한했음은 한국관광공사 중국인 관광객 문의사항 내용분석에서 잘 나타난다.

관광공사가 2010년과 2014년, 7~10일간의 연휴를 즐기는 중국 노동절(5월초)과 국경절(10월초) 기간중 ‘관광안내전화 1330’ 중국어콜 내용을 12개 항목으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관광지 문의는 2010년 17%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4년이 지난 올해에는 7%로 떨어졌다.

교통편을 묻는 전화 역시 4년전 13%를 차지했지만 올해엔 5%로 감소했다. 숙박에 관한 질문도 5% 점유율에서 1%로 줄었다. ‘시청이 어디냐’, ‘대사관을 못찾겠다’는 공공기관 위치에 대한 질문은 2010년 2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올해엔 2%로 급감했다. 가볼만한 곳, 숙박과 이동, 정보제공처의 위치는 다 알고 한국에 온 것이다.

기본정보에 대한 문의가 급감한 것은 여행사 동선만을 쫓아가는 패키지 이용자들이 줄고, 내멋대로 한국의 이모저모를 체험하려는 ‘개별자유여행객(FIT)’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4년전과 지금 1~9월 중국인 방한객 수를 비교하면 FIT가 대세로 정착하면서 3.3배 늘었지만, 패키지 이용객은 10%안팎 매년 줄고 잇다.

올들어 중국인 관광객들이 관광안내전화를 통해 가장 필요로 했던 것은 관광통역이었다. 4년전엔 14%를 차지하던 관광통역은 42%로 급증했다. 축제나 공연정보에 대한 문의도 1% 점유율에서 4년만에 6%로 늘었다. 레포츠에 대한 문의도 높아졌고, 음식점, 쇼핑 관련한 관심도는 4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관광공사측은 “불편 사항에 대한 의견개진도 늘었는데, 예전에는 중국인을 대하는 한국인의 포괄적인 태도를 간간히 꼬집은데 비해, 올들어서는 안내표지판 표기방법, 쇼핑물품 배송방법 개선책 등 구체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관광객 응대에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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