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지구보다 훨씬 춥고 금성이 400도로 생명이 살기에 어려운 것은 온실기체 때문이다.”
온실가스는 지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금성은 태양으로부터 받는 빛이 지구보다 많은데다온실기체가 많은 짙은 대기로 둘러싸여 긴 세월을 보내면서 계속 온도가 올라갔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본다.
그러면 지구가 금성처럼 될 가능성이 있을까?
환경학자이자 SF작가 곽재식 숭실사이버대 교수는 “사람의 생활은 거대한 우주의 힘에 비하면 미미하다”며, “그 미미한 사람이 미미한 변화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아주 크다”고 강조한다. “온실기체가 지구를 통째로 금성처럼 바꾸어 놓기는 부족하겠지만 당장 지구에 사는 사람 자신의 삶을 괴롭히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어크로스)에서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수증기, 메탄가스 등 온실기체의 특성을 비롯, 위기 대응 기술의 미래, 개인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 등 기후시민이 알아야 할 기후변화에 대한 모든 것을 차근차근 알려준다.
기후변화에 관한 새로운 IPCC(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의 2021년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기체 배출로 지구는 조금씩 더워지고 있고, 2040년까지 평균기온이 1.5도 정도 상승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 그 결과 가뭄은 2.4배, 홍수는 1.5배 늘어나고 태풍의 빈도는 10퍼센트 늘어난다.
기후변화의 속은 좀 복잡하다. 무엇보다 기후변화로 고통을 받는 이들이 기후변화를 일으킨 사람들과 같지 않다. 선진국과 부유층은 홍수나 가뭄, 혹서, 혹한 등의 영향을 그닥 받지 않는다. 또한 플라스틱을 종이나 천으로 대체하는 것은 오히려 해롭다. 재료의 생산과 운반, 제작 과정에서 훨씬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매일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쓰고 열심히 분리수거를 해도 해외 여행 한 번 다녀오면 말짱 허사다.
저자는 “기후변화란 내일의 종말이 아니라 당장 사회의 약자를 희생시키는 것”이라며,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작은 실천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을 생각할 때, 귀여운 북극곰이 당황하는 모습 만을 떠올리기보다는, 급작스러운 집중 호우에 배수가 역류하는 도시의 반지하 방에 사는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을 것인지 먼저 따져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기후 위기에 취약한 계층을 위해 냉난방기를 설치해주는 게 오히려 올바른 기후대응이란 얘기다.
저자는 온실기체를 줄일 수 있는 에너지 기술, 즉 수력, 태양광, 풍력 기술들을 하나하나 검토하는데, 에너지 저장기술이나 비용, 관리, 효율면에서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 현실적 한계다.주목할 만한 점은 태양광의 경우, 중국에는 태양광발전소 부품들을 대량생산하는 뛰어난 업체가 많아 발전소가 늘어날수록 중국이 돈을 버는 구조다. 중국 정부는 세계에 태양광발전소가 더 많아지는 쪽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
저자는 전기차가 어떻게 대세가 됐는지, 이산화탄소를 없애는 기술은 없는지, 재생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장애물은 무엇인지 등 기후 위기의 현실과 관련기술의 현주소를 짚어줌으로써 지금 우리가 우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지구는 괜찮아,우리가 문제지/곽재식 지음/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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