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중심의 철학이 성공 전략
日 챙긴 김 의장, 유럽도 도전장
지난 2016년 만화 시장 종주국인 일본에 진출한 카카오픽코마가 올해 누적 거래액 1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손수 챙긴 일본 시장에서 6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카카오는 일본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도전을 이어간다는 목표다.
23일 카카오는 종합 디지털 만화 플랫폼 픽코마가 일본에 출사표를 던진 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출시 이듬해인 2017년부터 매년 두 배 이상의 거래액 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 7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비게임앱 부분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시장 점유율 65%로 정상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지난 한해 동안 거래액은 7227억원에 달한다.
카카오는 일본 현지 디지털 망가와 한국 웹툰 콘텐츠를 조화롭게 서비스 하는 등 일본 현지 맞춤형 전략이 주효했다고 봤다. 픽코마는 이용자들의 달라진 콘텐츠 이용 환경과 패턴을 분석하고, 만화앱에 부담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만화 1권을 에피소드에 따라 ‘1화, 2화’ 등으로 분절해 제공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여기에 ‘기다리면 0엔’을 도입해 이용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작품’ 중심의 픽코마 철학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광고 비즈니스를 주 수익원으로 삼는 타 플랫폼들과 달리, 콘텐츠 플랫폼의 핵심은 작품이라는 본질에 집중해 광고없이 만화 자체로 승부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구독자, 창작자로부터 플랫폼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고 카카오 측은 설명했다.
일본은 김범수 의장이 공을 들인 시장이기도 하다. 스스로 이사회의 일원이 되는 등 거의 매달 일본을 방문해 사업을 손수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김재용 카카오픽코마 대표를 일본에서 직접 만나 대표직을 제안했다. 김 대표는 “카카오페이지에서 먼저 선보였던 ‘기다리면 무료’라는 모델을 픽코마에 적용하자고 김 의장이 제안했을 때, 일본 현지 출판사들은 이 사업 모델에 공감하지 못했고,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며 “그러나 우리는 성공할 거라 믿었고, 성과가 날 때까지 묵묵하게 기다려준 김 의장의 믿음 덕에 흔들리지 않고 도전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픽코마는 일본을 넘어 유럽 등 글로벌 도전도 지속 확대한다. 지난해 9월 설립한 ‘픽코마 유럽’ 법인을 토대로 상반기 내 프랑스 시장에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향후 유럽 전역으로 범주를 넓혀갈 예정이다.
박세정 기자
sjpar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