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 계약기간 통상 ‘2년+3년’

2년 끝나자 수개월 2번 연장

시의회 “수석 임기 2년 보장됐지만

연장기간 정해져 있지 않아”

서울시의회 본회의 모습. [연합]
서울시의회 본회의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이진용·김수한 기자]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별 최고위 간부인 수석전문위원 임기가 짧게는 1개월에서 7개월까지 1차 연장한 뒤 4월 30일까지 3개월 연장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비정상적으로 연장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인사권자인 시의회 의장단 측은 최근 지방자치법 개정안 시행과 함께 지방의회 인사권이 독립된 데 따른 후속 조치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석의 최소한의 전문성과 특별한 하자가 없는 경우 정책 연구·개발(R&D)의 지속성, 고용안정성을 고려할 때 ‘2년+3년(2년 계약 후 3년 연장)’계약 방식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시의회가 통상적인 임기 연장 방식이 아닌 수개월 연장 조치를 반복하면서 수석들은 사실상 사퇴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8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해 2년 계약이 만료된 9명의 수석전문위원 중 6명의 수석의 임기를 1월 31일까지 1~7개월 1차 계약 연장한 데 이어 4월 30일까지 3개월 2차 계약 연장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이례적인 계약 연장에 고용불안을 느낀 2명의 수석은 각각 충남도의회와 강남구의회로 이직했고, 1명은 1월 1일부로 퇴직했다. 수석 중 2명은 아직 계약 만료시기가 도래하지 않았다.

이처럼 시의회 수석이 2년 계약 만료 후 수개월 임기를 늘린 뒤 추가로 수개월 계약을 연장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의회의 한 수석은 “일반적으로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수석은 2년 계약에 이어 3년 계약 연장이 이뤄지는데 이번에는 수개월 단위로 두 번의 연장 계약을 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며 “시의회 인사권자인 의장단이 재시험을 통해 다시 채용 절차를 밟으라고 하는데 사실상 ‘사퇴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시의회는 계약이 만료된 수석들에게 3개월 전 계약 만료 고지를 위해 추가로 계약을 3개월 연장했다는 것이다. 시의회 관계자는 “임기제 공무원의 계약 만료는 3개월 전 고지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시의회 의장단 측은 ‘임기제 수석 체제는 시의회 공무원 인사권이 지방자치단체장에 있던 과거에 시의회의 정치적 편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에 따라 향후 장기적으로 일반직 공무원이 수석을 맡는 체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 시의회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호대 시의원(더불어민주당, 구로2)은 7일 열린 시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수석 임기 연장과 관련된 의장단 결정에 대해 질타했다. 그는 “전문임기제 공무원의 경우 대부분 ‘2년+3년’ 형식으로 재계약되는데 굳이 2년 계약 만료 수석에 대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가 뭐냐. 대법원 판례나 인권위 결정에 배치된다”고 따져물었다. 이에 오희선 시의회 의정담당관은 “대통령령에 따르면 2년은 보장하게 돼 있지만 그 이후 연장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런 결정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회 안팎에선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조상호 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 직원 출신 B씨 등이 시의회 상임위 입법조사관으로 채용된 사례가 대표적으로 회자된다. 이런 사례를 들어 ‘시의회 정당 원내대표실이 임기제 공무원 산실이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블라인드 캡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블라인드 캡처]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인사권을 독립해 수석들의 자질을 고려해 임기를 맞춰 선출하기 위해 특별히 연장해왔다”며 “서울시의회의 역량 강화를 위해 고심하고 이와 관련해 수차례의 인사위원회를 거쳐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정태 운영위원장은 “장기적으로 일반직 공무원을 수석이 맡아야 하는데 당장 4급 서기관급 인재를 선발할 수 없어서 불가피하게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봐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인사권이 독립된 시의회가 과도기를 맞고 있다”며 “시의회 사무처가 변화의 시기를 지혜롭게 보내려면 기존 인력에게 특혜도 안 되지만 차별도 하지 않는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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