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과 단일화’ 보다 ‘尹 독자 승리’ 힘 싣는 野
국힘 일각선 “단일화 협상 착수해야” 목소리도
전문가 “단일화 성사 여부는 尹 의중이 ‘관건’”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대선을 30여일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당내에선 단일화 없이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강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단일화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모양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남은 대선기간 동안 안 후보와의 연대보다 윤 후보의 자강에 힘을 쏟는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간 10%대 중반을 기록하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까지 내려왔고 윤 후보의 지지율이 40%대를 회복한 현 시점에서 단일화를 통해 얻을 정치적 이득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당내에선 안 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을 거치면서 잡음이 커지면 오히려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또, 만약 단일화가 성사된다고 해도 안 후보의 지지층이 곧바로 윤 후보에게로 흡수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거듭 단일화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며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사실상 단일화에 착수하기 위한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던 설 연휴도 지나면서 시간적 한계도 커졌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3일 “단일화를 정말 잘 할 수 있다면 필승카드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안 후보가 그동안 여러 단일화 협상을 많이 했지만 상당히 힘든 상대다. (안 후보가) 어려운 조건을 내세우거나 끝내 단일화가 무산되거나 해서 지지율을 온전히 가져오지 못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 국면을 들어가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후보가 독자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완전히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실질적으로 이미 윤 후보가 1위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자강론에 힘을 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내부에서 국민의당과 단일화 협의에 착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고 있다. 비록 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어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후보와의 박빙 승부 가능성을 고려해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확실한 승리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당내에서 처음으로 안 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들쑥날쑥한 여론조사 지지율만 믿고 자강론을 펼칠 만큼 여유로운 대선이 아니다. 아직 섣부른 자신감이며,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며 “지금부터라도 당장 안 후보 측과 단일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지금도 늦었다”고 했다.
석동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상임대외협력특보 역시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는 반드시 안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하루라도 먼저 안 후보에게 다가가 함께 가자고, 공동정부를 꾸려가자고 해야 한다”고 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같은 날 라디오 방송에서 윤 후보가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선 “개인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런 상황에서 당사자인 윤 후보의 의중이 단일화 성사 여부의 최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윤 후보가 단순히 ‘단일화 하자’고 해서 안 후보가 넘어오진 않을 것”이라며 “공동정부 구상과 같은 얘기가 필요하다. 안 후보 입장에서도 윤 후보가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면 기존의 단일화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바꿀 수 있는 정치적 명분도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