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자 퇴직 지방법원 부장판사 39명
‘사법농단 무죄’·‘방역패스 제동’ 판사들도 사표
임종헌 재판부 교체…조국·대장동 재판부 유임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올해 정기 법관 인사에서 지방법원 부장판사 40명이 사표를 내면서, 올해도 두 자릿수 대규모 사직이 이어졌다. 또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부는 교체되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과 대장동 특혜 의혹 사건 재판부는 유임하게 됐다.
4일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사의를 표해 이달 21일 자로 퇴직하는 지법 부장판사 수는 39명으로 집계됐다. 오는 18일에 퇴직하는 1명까지 합하면, 이달 퇴직하는 지법 부장판사 수는 총 40명이다. 이 밖에도 고등법원 부장판사 1명, 고등법원 판사 1명, 지법 판사 4명, 사법연수원 교수 1명과 재판연구관 5명도 사의를 표했다.
이번 인사에선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의 수사 기록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돼 최종 무죄를 확정받았지만, 감봉 6개월 처분을 받은 신광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사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방역 패스 정책에 제동 결정을 내린 한원교·이종환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도 법원을 떠난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을 심리한 홍창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도 퇴직한다.
또한 임 전 법원행정처 차장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 윤종섭 부장판사는 이달 21일 자로 서울서부지법으로 자리를 옮긴다. 통상 서울중앙지법 근무는 3년을 넘기지 않는데, 윤 부장판사는 유일하게 서울중앙지법에서 6년째 근무해왔다. 이에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에 영향을 주는 이례적인 인사란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다.
반면 조 전 장관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1-1부 마성영 부장판사와 대장동 재판을 심리 중인 형사 22부 양철한 부장판사는 유임됐다. 마 부장판사는 지난해 2월 전입돼 이번 인사 대상자는 아니지만, 양 부장판사의 경우 2년을 채워 인사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법원은 업무 강도를 고려해 형사합의부 부장판사의 경우 통상 2년, 배석판사는 1년마다 교체한다.
지법 부장판사들의 대규모 퇴직이 있을 것이란 전망은 그간 계속 있어 왔다. 한때 선호 보직이었던 고법 판사도 13명이 법원을 떠나고, 지난해 퇴직 판사 수 역시 상반기에만 80명을 넘기기도 했다. 법원은 전관예우 문제를 막기 위해, 법원장급 판사들이 일선 재판부로 복귀하는 ‘평생법관제’ 등을 도입했지만, ‘판사승진제 폐지’, ‘경력 법조인을 통한 법관 선발’ 등 조직 문화 변화와 맞물리면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또한 고법 부장판사급은 연 매출 100억원 이상 로펌에 직행할 수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취업 제한을 받지 않는 지방법원 부장판사들의 대형 로펌행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0년에 퇴직한 판사 68명 중 11명도 국내 최대 규모 로펌 김앤장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아울러 이번 인사로 전국 26개 법원에서 총 183명의 장기근무법관이 근무하게 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정기인사부터 시행된 장기근무제도에 따라 서울권 법원을 포함한 전국 19개 법원에서 장기근무법관 60명을 선정한 것에 따른 결과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장의 전보 권한 축소와 더불어 법관의 장기근무를 통해 국민의 재판받을 권리의 실질적 보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poo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