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이 군 장병에게 조롱 섞인 위문편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인 가운데, 편지를 쓴 학생과 관리감독을 부실하게 한 학교 측을 징계해 달라는 한 시민의 민원에 교육청이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교육활동을 개선하도록 안내했고, 봉사활동 점수는 반영되기 힘들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앞서 지난해 12월 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군인 장병이 여고생으로부터 받은 위문편지가 공개됐다. 편지에는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이런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 아닐까요?”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 등 군 장병을 비하하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
이후 편지를 쓴 여고생을 향한 지탄이 이어졌으나, 학생들이 ‘학교에서 편지 작성을 강요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고에서 강요하는 위문편지를 금지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졌다.
한 시민은 지난달 국민신문고를 통해 “‘군인들의 사기를 저하할 수 있는 내용은 피한다’라는 유의사항이 있음에도 이를 지키지 않은 만큼, 학교가 학생들의 성적(봉사활동 점수)과 관련된 일을 확인하지 않고 처리한 것은 성적조작에 가담한 것”이라며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진상을 철저히 파악해 책임 있는 당사자들에게 엄중 징계 처분을 내려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민원을 제기한 A씨는 이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 산하 강서양천교육지원청으로부터 받은 답변을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했다.
위문편지 논란 이후 해당 여고를 방문해 장학지도를 했다는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소속 장학사 B씨는 “해당 학교에서는 오랫동안 자매결연은 맺은 군부대와 위문품, 위문 편지 등을 보내는 행사를 진행해 왔고, 최근에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국군 장병들에게 위문 편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행사를 축소하여 운영해 왔다”며 “행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감한 시기의 학생들에게 좀 더 세심하게 안내하고 지도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공개된 편지 내용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교육청 교육감님께서는 철저한 사안조사와 위로의 말씀을 입장문으로 발표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성 역할에 대한 여전한 편견이 반영된 교육활동 등 기존의 수업에서 고려하지 못했던 점들을 되돌아보고,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개선하도록 학교에 안내했다”며 “향후 위문 편지 보내기 행사와 같은 형식적인 통일, 안보 교육 활동을 지양하고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평화 중심 교육활동 운영을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원인 A씨는 답변이 미진하다고 판단해 장학사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생활기록부에 봉사활동 점수·시간이 반영되지 못하도록 교육청 차원에서 권고를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었고, B씨는 “‘학교가 적법한 절차로 봉사활동을 운영을 했냐 안 했냐’ 이 부분에 대해 학교 장학을 한 것으로, ‘적합하지 않은 봉사활동에 대해서는 (시간을) 인정하지 마라’ 이렇게 권고를 할 수 있다”며 “부적합한 편지는 봉사활동 점수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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