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과 불화로 비슷한 이름의 동종업체 설립

사내 방침에도 백업 없이 노트북 포맷 후 퇴사

“경영 업무 방해됐거나 방해될 위험 발생”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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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회사에 대한 불만으로 회사 노트북 컴퓨터를 포맷하고 인수인계 없이 퇴사했다면 업무방해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8명의 상고심에서 A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B씨에게는 징역 10월의 실형, 공범 5명에겐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을 확정했다. 나머지 1명의 벌금 200만원 형도 확정됐다.

재판부는 “A씨 등은 퇴사 직전 사용하던 노트북 컴퓨터의 드라이브를 포맷한 후 인수인계 없이 퇴사했고, 그로 인해 피해 회사 대표이사는 업무현황 파악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A씨 등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로 인해 피해 회사의 경영 업무가 방해됐거나 방해될 위험이 발생했다고 판단된다”며 “A씨 등에게는 적어도 미필적으로는 업무방해의 범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A씨 등은 자신들이 다니던 회사 대표와 불화가 생기자 퇴사 전 동종업체를 설립했다. 이들은 기존 회사 이름에 알파벳 한 글자만 추가해, 사실상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사한 이름으로 회사명을 정했다. 또 A씨 등 3명은 퇴사 전 매달 회사 공용 폴더에 자료를 백업하도록 한 방침에도 3개월간 백업을 하지 않고, 사용하던 노트북을 포맷 후 인수인계 없이 퇴사했다. 검찰은 이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들을 기소했다.

1심은 이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B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B씨의 형이 가볍다고 판단해, 실형을 선고했다. A씨 등 공범에 대해선 1심 형량을 유지했다.


poo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