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사랑의열매에 성금

폐지·고철 팔고 볼펜 조립하고

205만원 선행…누적 1989만원

‘도움 손길에 보답’ 감사의 글도

인천 만석동 등 쪽방 주민들이 폐지와 고철을 팔아 모은돈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하고 있다.
인천 만석동 등 쪽방 주민들이 폐지와 고철을 팔아 모은돈을 사랑의열매에 기부하고 있다.

열심히 일해 번 돈, 몇 푼 되지 않은 돈을 쪼개 십시일반 모은 뒤, 자신의 가난은 잊은 채 다른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선행은 참으로 고귀한 행동이며, 우리 사회를 밝고 따뜻하게 만든다. 인천 쪽방촌 주민들이 14년째 이런 선행을 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성금 205여만원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26일 사랑에 열매에 따르면, 인천 만석동 등 쪽방 주민들은 2008년부터 기부에 참여해 올해로 14년째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기부를 포함한 누적기부액은 1989여만원이다.

이번에 전달된 모금함에는 기부금과 함께 사랑의 마음이 적히 봉투 대여섯 개도 있었다. 봉투에는 “올 한해 수많은 고통 중에서도 온힘을 다해 도와주신 은혜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은총와 사랑을 많이 받으시길 기도드립니다”, “베풀어 주신는 사랑에 항상 감사합니다” 등의 메모가 적혀있었다. 도움받은 것에 대한 보답의 마음이었다.

쪽방 주민들은 2008년 12월,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87만1610원을 전달하며 기부를 시작했다. 이후 쪽방 주민들과 인근 노숙인, 무료급식소 이용 노인들이 함께, 폐지·고철 판매, 볼펜 조립 등으로 돈을 모아 14년째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기탁해왔다.

특히, 코로나19가 닥친 작년 1월에 214만원을, 이번에도 205만원을 전달해, 어둠의 터널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비췄다.

사랑의열매 신혜영 전략모금본부장은 주민과 쉼터 이용 어르신들, 이준모 인천내일을여는집 이사장으로부터 기탁금을 받은 뒤, “쪽방 주민들의 꾸준한 기부는 우리 사회의 온기를 높여주고 있으며, 소중한 기부금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도 어려운데 이웃을 돕는 사례는 꾸준히 이어진다. 광주광역시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방과 후 생활’을 하는 저소득층 어린이 20여명은 수년째 계속 광주사랑의열매에 저금통을 하나씩 들고와 기부하고 있다. 안양의 지역아동센터 초등학생들도 몇 년 만에 놀이동산 가려던 계획을 접고 나보다 더 가난한 친구들을 도와달라면서 기부행렬에 가담한 바 있다. 경남 밀양시의 농민 기탁자는 넉넉한 형편이 아닌데도 매년 직접 농사지은 쌀을 지역의 공공창고에 수십포씩 두고 사라지는 모습으로 익명의 기부하고 있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