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트업 아이온큐와 알고리즘 개발 파트너십
슈퍼 컴퓨터보다 수백만배 빠른 연산속도가 강점
현대차그룹 2026년 전기차 170만대 판매 청사진
차종별로 다양한 고효율 배터리 개발 속도 앞당겨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현재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만 배 연산속도가 빠른 양자컴퓨터 기술을 도입한다. 더욱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를 최단 시간에 개발해 빠르게 확장되는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과 미국 양자컴퓨터 기술 스타트업 아이온큐(IonQ)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양사는 전기차 배터리의 리튬 산화물의 구성과 그 반응을 연구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계획이다. 양자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개발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하면 차세대 리튬 이온 배터리의 용량과 효율, 안전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자 컴퓨터 기술은 물리량의 최소 단위인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기존 컴퓨터의 연산 능력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을 각각 표현한 비트(bit) 단위로 연산을 했다면 양자 컴퓨터는 양자가 가진 고유한 특성인 중첩 현상을 이용해 0과 1을 동시에 표현하는 큐비트(Qubit) 단위로 연산한다. 그만큼 연산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학계에서는 양자 컴퓨터 기술 발전으로 현재 슈퍼 컴퓨터 보다 수백만 배 빠른 연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정상 듀크대 교수와 크리스 먼로 메릴랜드대 교수가 2015년 설립한 아이온큐는 지난해 10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DMYI와의 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과 정에서 빌 게이츠가 이끄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와 함께 투자를 단행했다.
아이온큐는 현재 11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시스템에 공급하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양자컴퓨터 성능을 1024큐비트로 높일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에 탑재되는 전기차 배터리는 음극재·양극재·전해질 등 화학물질의 구성을 현대차그룹이 자체적으로 연구해 그 사양을 결정한다. 현대차와 기아가 출시할 전기차의 충·방전 특성과 주행 거리에 최적화하기 위해서다. 배터리 제조사는 이 사양에 맞춰 실제 배터리를 양산해 현대차와 기아에 납품한다.
현대차그룹이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터 기술을 배터리 개발에 활용하려는 것은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 배터리를 빠른 속도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전기차 판매량 목표치는 2025년 연간 100만대에서 2026년 170만대로 끌어올렸다.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에 기반한 12종의 전기차를, 기아는 2026년까지 11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각 차종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사양의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개발 일정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아이온큐의 양자컴퓨터 기술을 적용해 개발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다면 시장 대응과 차기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임태원 현대차 기초선행연구소장 겸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부사장은 “이번 아이온큐와의 협업으로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는데 혁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양자컴퓨터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시장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피터 채프먼 아이온큐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배터리 효율은 양자 컴퓨터 기술이 변혁을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유망한 분야”라면서 “전기차를 글로벌 교통수단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을 현대차와 함께 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