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현장 누빈 한국기업들
한종희 “공존사회 연결기술지향” 기조연설
정의선 “메타모빌리티가 차세대 성장 동력”
정기선 “자율운항·친환경선박 등 기술개발”
2년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 전시회 ‘CES 2022’는 기다렸다는 듯이 국내 기업의 총수와 최고경영자(CEO)가 전세계가 주목하는 단상에 올라 혁신기술과 미래비전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특히 이번 CES에서 집중 소개된 A(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R(Robot·로봇)·M(Mobility·모빌리티)은 미래산업을 선도할 K기업들의 ‘신무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에서는 최근 새 사령탑에 오른 한종희 부회장·DX부문장이 CES 2022의 시작을 알리는 기조연설에 나서면서 처음 글로벌 무대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한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는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의 가치를 일깨웠다”며 삼성전자 기술의 지향점을 ‘지속 가능한 미래’로 규정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경쟁사를 포함한 글로벌 전자업계, 소비자 모두가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사용자 경험과 고도화된 연결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 CES에서 집 안에서 스마트 가전을 통해 사용자를 요정처럼 따라다니며 돕는 인공지능 조수 ‘AI 아바타’를 선보였다. ‘라이프 컴패니언(Life Companion·동반자)’ 로봇인 ‘삼성 봇 아이’와 팔을 뻗을 수 있어 잡일을 할 수 있는 가사 보조 로봇 ‘삼성 봇 핸디’도 함께 공개됐다.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CES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올 주제를 친환경차나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가 아닌 미래 로보틱스로 정했다. 로보틱스가 모빌리티의 미래를 결정할 솔루션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로보틱스와 메타버스를 결합한 ‘메타모빌리티’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 회장은 “커넥티비티, 즉 사람과 로봇에 메타버스를 연결하는 것이 관심사”라며 “인류의 삶에 기여하고 싶기 때문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로보틱스를 강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로봇이 점점 인간과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매일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언젠가는 사람들이 스팟(4족 보행로봇)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에도 자율주행 로보틱스 기술이 들어가 있는데 로보틱스가 결국 자동차와도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로보틱스는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번 CES에서 저희가 생각하는 것을 평가받고, 방향성을 잡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사촌 동생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도 이번 CES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의 장남으로 작년 말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의 공동대표에 선임, 본격 3세 경영에 나선 정 대표는 이번 참가로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 트랜스포메이션(전환) 전략을 효과적으로 각인시키는 수확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대표는 그룹이 향후 중점적으로 개발할 기술 분야로 자율운항기술과 친환경 선박, 수소밸류체인, 스마트 건설기계를 제시했다. 정 대표는 “자율운항은 해양모빌리티의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라며 “친환경 선박과 수소밸류체인은 인류를 위협하는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수소 사업과 관련해 “수소경제는 당위적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일 뿐더러 혼자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며 “우리나라가 수소 경제로 가려면 수소의 장거리 이동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CES에서 안내 로봇인 LG 클로이 가이드봇, LG 클로이 서브봇, 실내외 통합배송로봇 등 인공지능을 접목한 로봇을 소개하고, 사람과 공존하고 삶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일상을 제안했다. 인공지능 기반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인 ‘LG 옴니팟’도 공개했다.
최근 새로운 CI(Corporate Identity)를 선보이며 수소, 로봇 등을 중심으로 사업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두산도 이번 CES에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자동화·무인화 등 미래기술을 세계 시장에 선보였다. 두산퓨얼셀이 개발 중인 트라이젠(연료전지를 활용해 수소와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시스템)과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의 수직이착륙 드론 등이 현장의 관심을 끌었다. SK도 유정준 SK E&S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단 뿐 아니라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등 그룹 CEO들까지 총출동했다. 올 CES에는 국내 500개 기업이 참가, 이 중 400개 기업이 전시 부스를 마련해 자사 제품을 홍보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문영규·원호연 기자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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