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581억→255억’ 56.1% 삭감
9년간 3번 ‘한자릿수’ 삭감과 대조
서울시 “유사사업·재정 요건 고려”
서울시가 고(故) 박원순 전임시장의 중점사업이었던 시민참여예산에서 넘어온 예산을 56%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참여예산은 시민이 예산 편성 등 예산 과정과 내용 등에 직접 참여해 재정민주주의를 구현하겠다는 취지의 제도다.
전임시장 재임시기에는 예산과에서 시민참여예산을 삭감한 적은 9년간 3번뿐이었으며 삭감률은 한자리대 그쳤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제안된 2022년도 시민참여예산은 총 1997건, 1조9616억원 규모였다. 1997건의 시민참여예산 가운데 시민투표를 통해 결정된 승인 대상 사업은 938건, 581억원어치였다. 다만 시 예산과에서 서울시의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581억원이었던 2022년도 시민참여예산 사업은 255억원으로 56% 삭감됐다.
2013년도 예산부터 시행된 시민참여예산 사업이 9년간 시의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삭감된 적이 3번뿐이다. 삭감 폭도 크지 않았다. 시민참여예산이 시 예산과에서 시의회로 넘어가면서 삭감됐던 2018년도 예산과 2020년 예산의 경우 각각 0.8%, 0.1%만이 삭감됐다. 2021년도 예산의 경우 해당 과정에서 9.2% 삭감됐으나 올해 반토막 이상(56.1%)에 비하면 적은 수치다. 시의회와 시민단체에서 ‘박원순 지우기’라는 비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지난 9년간 평균 시민참여예산 예산편성 금액은 504억원이었으나 지난해의 경우 246억원으로 평균 수치를 47.2% 밑돌았다. 편성된 시민참여예산은 최종적으로 시의회에서 열리는 본회의를 통과되고 시에서 이를 승인하면 최종 예산으로 집행된다.
시는 시민참여예산사업의 경우 2020년부터 예산 심사 과정에서 ‘시민참여예산’이라고 표시하면서 ‘공정한 심사를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1년도 예산의 삭감 폭(9.2%)과 올해 삭감 폭(56.1%)은 46.9% 차이가 크게 난 지점에 대해서 역시 ‘투명한 심사 결과’라고 반복된 답변을 내놓았다.
시민참여예산은 지방재정법 제39조, 지방재정법 시행령 제46조에 근거해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제도다. 이 제도는 약 1년간 대상사업을 선정하고 공론·투표 단계를 거쳐 다음해에 사용할 예산을 결정한다. 행정중심의 예산편성 과정에서 주민의 참여를 보장해 예산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박 전 시장의 중점사업 중 하나로 꼽혔다.
시민참여예산의 규모와 범위는 지난해까지 확대돼 왔으나 올해도 규모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예산 편성 과정에서 잡음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2013년도 예산 500억원으로 시작해서 소수의 분야에 적용되던 시민참여예산은 지난해까지 분야를 늘려 18개로 확대됐다. 또 사업규모 역시 2020년 2000억원에서 2022년 1조원(신규제안사업 700억원, 시 계속사업 9300억원)까지 커졌다.
서울지역 25개 자치구로 구성된 서울 구청장협의회는 시가 올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시민참여예산을 삭감한 것과 관련 “시민참여예산 삭감은 민주주의의 후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이전 시장이 중점적으로 봤던 사업이라고 그걸 갑자기 예산 심사 과정에서 줄이거나 없애거나 할 수는 없다”며 “(시민참여예산 사업이) 기존 사업과 유사한 사업이 있거나 신규사업의 경우 시 재정 요건을 고려해서 삭감된 것”이라고 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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