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중소기업계 표심 호소

납품단가연동 등 숙원도 해결 안돼

중기인들 “매번 들어온 말” 무덤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5일 열린 2022년 중소기업 신년인사회.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김부겸 국무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기중앙회 제공]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5일 열린 2022년 중소기업 신년인사회.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김부겸 국무총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기중앙회 제공]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지난 5일 열린 ‘2022년 중소기업 신년인사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정·관계 인사들로 붐볐다. 대선주자들이 대거 참석해 더욱 이목이 집중됐다.

중기중앙회는 대한민국 사업체 수의 99%, 700만 중소상공인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다. 표셈을 하면 대권도전 후보들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자리다.

대선후보들의 정책비전을 듣는 자리도 이날 마련됐다. 이들의 공통된 발언은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을 반드시 해소하겠다는 다짐. 중소기업 표심 호소용으로 이만한 멘트를 찾긴 힘들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납품단가 부당 인하, 기술탈취, 하청업체의 원가자료 요구 등을 실질적으로 근절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상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대기업의 갑질이나 불공정거래 행위, 기술탈취가 만연할 수 있다. 대·중소기업 간 공정한 시장규칙을 만들어가는 게 저의 확고한 경제원칙”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불공정 거래가 만연한데 정부에서는 그냥 쳐다보고만 있다”고 했고,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는 “경제구조와 체제를 중소기업 중심으로 바꾸는 법 체계를 통해 거래관행 모든 것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지켜본 중소기업인들은 거의 무반응 또는 ‘기대반 의심반’의 표정. 지금껏 중기중앙회를 찾았던 정치인들이 내놓은 수사와 차별점을 찾기 힘든 원론적 멘트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 전자기기 중소기업 대표는 “대·중기 불공정 관행을 깨겠다는 얘기는 문재인정부에서도 줄기차게 읊은 레퍼토리다. 출범 당시 ‘재벌 저승사자’로 불리던 이를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할 때 잠시 기대를 갖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뭔가. 차기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큰 기대는 갖기는 힘든 게 솔직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중기 양극화의 최대 요인은 납품단가 후려치기다. 중기중앙회가 최근 500개 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4%가 이를 꼽았다. 일방적인 단가인하 요구나 납품가를 낮추지 않으면 거래처를 바꾸겠다는 협박 앞에 견딜 장사는 없다.

그렇기에 원청사업자의 불공정거래를 별 대책 없이 수용한다는 기업이 78.6%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코로나19로 신규 거래처를 발굴하기 힘든 중소기업들이 저항할 수단이 있을까?

한 소재부품업체 대표는 “원자재가격 급등에 ‘납품단가연동제’를 도입해달라는 오랜 요청에도 정부와 정치권은 별다른 조치가 없다. 그들 말처럼 ‘중소기업이 한국경제의 희망’ 맞는가?”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여당 대표는 덕담을 내놓아 박수를 받긴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사업승계제도를 언급하며 “60, 70이 되신 분들이 피땀 흘려 만든 기업을 자식한테 물려주는 것을 부의 대물림이라고 이야기들 하는데 이것은 고용의 지속성과 노하우를 축적하고 기업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상속세 낸다고 기업을 잘라가지고 주식을 팔아서 현금으로 내면 이 기업이 어떻게 되겠는가. 관점을 전환해 공제한도나 업종변경의 폭을 넓혀 기업의 영속성과 창업자의 노하우가 죽지 않고 진화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도 했다.

대선을 앞둔 현재 쏟아지는 말의 성찬들. 두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