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역차별’ 응답 24.2%…男 38.2% 동의
여성차별 인식은 만 35~39세에서 가장 뚜렷
“20대 남성, 교육·취업시장서 여성 비해 찬밥”
최근 젠더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성차별에 대해서도 남녀 간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강원·제주와 PK(부산·경남), TK(대구·경북) 등 보수 성향 지역이나 자영업, 블루칼라, 저소득층에서 남성이 역차별을 받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취업시장에서 여성과의 경쟁에서 밀린 ‘이대남(20대 남성)’의 박탈감이 이 같은 현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헤럴드경제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만 18~39세 청년 1018명 대상으로 성평등 인식을 조사한 결과, ‘여성이 더 많이 차별받는다’는 의견이 가장 높은 36.1%를 차지했다.
‘남녀 차별이 거의 없다’는 답변은 35.3%로, 불과 0.8%포인트 차이였다. ‘남성이 더 많이 차별받는다’는 의견도 24.2%로, 적지 않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모름·무응답’은 4.5%였다.
특히 성별에 따른 성평등 인식 차이가 극명했다. 여성은 절반 이상(56.9%)이 ‘여성이 더 많이 차별받는다’고 한 반면, 남성은 17.0%만 동의했다. 남성은 38.2%가 ‘남성이 더 많이 차별받는다’고 봤다. ‘남녀 차별이 거의 없다’는 데에는 남성의 40.3%, 여성의 29.8%가 동의했다.
연령대로 보면,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다’는 인식은 만 35~39세(44.2%)에서 가장 뚜렷했고, 나머지 세대에서는 성차별이 거의 없다거나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 있다는 인식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남녀 차별이 거의 없다’는 응답률은 만 30~34세(39.7%)가, ‘남성이 더 많이 차별받는다’는 응답률은 만 25~29세(25.2%)에서 가장 높았다.
지역 중에서는 서울이 ‘여성이 더 많이 차별받는다’는 응답률이 42.2%로, 가장 높았다. 서울은 ‘남성이 더 많이 차별받는다’는 응답이 18.7%로, 광주·전라(18.4%)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제주(33.6%)와 부산·울산·경남(30.1%), 대구·경북(28.3%)은 ‘남성이 더 많이 차별받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개인 특성을 보면 ‘여성 차별’은 가정주부(57.4%)와 무직·기타·무응답(45.2%), 화이트칼라(40.0%)에서, ‘남성 역차별’은 자영업(39.1%), 블루칼라(31.9%)에서 상대적으로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남성 역차별에 대한 인식은 소득과 반비례 관계를 보였다. ‘남성이 더 많이 차별받는다’는 의견에 월 200만원 미만 가구(36.1%)와 월 2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 가구(28.7%)가 가장 높은 동의율을 기록했다. 반면 월 800만원 이상 가구는 18.6%에 그쳤다.
정치 성향별로 보면 보수는 ‘남성이 더 많이 차별받는다’(33.9%)와 ‘남녀 차별이 거의 없다’(33.9%)는 응답이 여성 차별 인식(28.1%)보다 높았다. 반대로 진보는 50.8%가 ‘여성이 더 많이 차별받는다’고 봤고, 남성 차별에는 15.7%만 인정했다.
지지 정당별로 여성 차별 인식은 정의당(72.2%), 더불어민주당(47.3%)이 높았고, 남성 역차별 인식은 국민의힘(37.3%)과 국민의당(33.9%)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열린민주당(55.5%)과 국민의당(45.8%) 지지자는 남녀 차별이 없다고 보는 응답자도 많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남혐’ ‘여혐’ 등 젊은 층에서 감정의 골이 깊다. 남성의 역차별 인식은 집단적인 박탈감에서 비롯된다”며 “과거 남성은 여성에 비해 누리고 살았지만 청년들은 취업시장이나 교육과정에서 또래 여성에 비해 ‘찬밥 신세’라고 느낀다”고 분석했다.
강승연·김영철·김희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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