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신속 진행, 17일 선고

법정에 선 응시생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 토로

수능 생명과학Ⅱ 문항을 둘러싼 첫 법정공방이 열린 지난 8일 오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집행정지를 신청한 수험생과 소송대리인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
수능 생명과학Ⅱ 문항을 둘러싼 첫 법정공방이 열린 지난 8일 오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집행정지를 신청한 수험생과 소송대리인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출제 오류 논란이 일고 있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20번 문제 ‘정답결정 처분 취소소송’ 1심 결론이 17일 나온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주영)는 10일 수능 응시자 김모 씨 등 92명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소송 1차 변론기일에서 오는 17일 오후 1시 30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본안 소송 접수부터 첫 재판까지 수개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앞서 재판부는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본안 사건을 신속하게 심리함으로써 대입전형일정에 대한 지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재수생 김모 씨는 “20번에서 출제 오류를 만들었고 수험장에서는 당연히 오류 없다고 생각해 찍을 수 밖에 없었다”며 “평가원 출제 오류 영향으로 다른 문제 풀 시간이 충분하지 않게 됐고 결국 문제 읽지도 못하고 운에 맡겼다”고 말했다. 김씨는 “하지만 평가원은 이에 대해 이상 없다고 처분했고, 저는 하늘 무너지는 것 같았다, 서울대는 표준점수 1~2점으로 합격과 불합격이 갈려 전원 정답이 아니면 진로에 큰 영향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29일 평가원 측은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해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 타당성이 유지된다”며 ‘이상 없음’으로 판정했다. 학생 측도 명백한 오류를 주장하는 만큼 항소심 재판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 오류 논란도 1년 뒤 항소심까지 재판이 이어지면서 장기화 된 사례도 있다. 당시 1심에서는 수험생들이 패소했지만, 2심에서 판결이 뒤집히면서 대학들은 입학 전형을 재실시했다.

평가원 측은 생명과학II 응시생 6515명의 해당 과목 성적은 추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10일 수능성적표가 나왔지만 생명과학II 응시생은 해당 과목 성적이 공란으로 표시됐다. 오는 16일 마감하는 수시모집이나 30일부터 시작하는 정시모집 원서 제출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생명과학2 20번 문항은 집단Ⅰ과 집단Ⅱ 중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보기’ 진위를 판단하는 문항이다. 하지만 문제에서 주어진 값으로는 특정 개체 수가 0보다 작은 음수가 나오면서 출제 오류라는 지적이 나왔다. 수험생들은 음수 개체수가 나오면 정답에서 제외해야 하고, 같은 논리가 2015학년도 수능문제에서도 나온 적이 있다면서 문제 오류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