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존재감 극명한 대조

李, 선대위 속도감있게 개편주도

여의도와 소통 중진 부재 지적도

野 선대위 주도권 尹 아닌 金에

與 “김종인 뒤에 숨지마라” 공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신 김관영(오른쪽), 채이배 전 의원의 입당식에서 두 전 의원의 손을 잡고 있다(위쪽).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신 김관영(오른쪽), 채이배 전 의원의 입당식에서 두 전 의원의 손을 잡고 있다(위쪽).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위기대응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9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선주자의 존재감이 극명하게 갈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선대위 개편을 직접 지휘하며 속도감 있는 선대위 구성에 나섰지만, 여전히 ‘당은 보이지 않고 후보만 보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대선 전면에 나서면서 ‘후보의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10일 한 민주당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선대위가 개편되며 본부장들의 책임과 권한이 크게 늘어났고, 속도 역시 빨라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결국에는 후보가 모든 책임을 갖고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하는 선대위 개편안을 발표하고 16개 본부를 6개 본부로 대폭 축소했다. ‘슬림화’와 ‘기동성’을 강조한 이 후보는 “선대위가 매우 무거워 기민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라며 “오롯이 국민만 보고 국민 명령에 따라 신속하게 전진했으면 한다. 국민이 기대하는 만큼 속도감 있게 실적을 내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출범 보름 만에 ‘매머드 선대위’를 개편하고 나선 것은 “후보는 바쁜데 선대위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당 안팎의 우려에 따른 조치였다. 경선 과정에서 당내 후보 간 설전이 이어지며 ‘원팀’ 기조가 흔들렸고, 현역 163명 의원을 모두 선대위에 포함시키다 보니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이 대선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등 이 후보 지지층은 “활동이 저조한 의원 80명을 선정해 공개하겠다”며 공개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문제는 ‘선대위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개편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편 이후 민주당 의원들의 SNS 활동량이 크게 늘었고 이 후보의 현장 행보에 동행하는 의원들 역시 늘었지만, 이 후보의 참모 역할을 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의원들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지역 민주당 재선 의원은 “이 후보의 메시지가 여의도와 조율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당장 재보궐 무공천 문제부터 후보가 당과 충분히 의논한 뒤 검토 여부를 공개한 것인지 걱정”이라며 “선대위 가까이에서 이 후보와 여의도를 연결할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중진이 더 충원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에 소속된 의원들 역시 아직은 자기 역할을 찾지 못 했다는 비판도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선대위 소속 의원들 중에는 아직도 ‘내가 뭐를 해야하나’라고 말하는 의원들이 있다”라며 “의원들이 이렇다보니 후보는 바쁜데 실무진조차 30%는 자기 역할조차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상대인 윤 후보의 경우에는 ‘후보가 사라졌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책 분야에서 윤 후보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주도권을 뺏긴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 보상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50조원 투입을 공약했는데 그것으로는 부족할 것”이라며 “집권하면 100조원대 투입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가 앞서 제시한 공약을 뛰어넘는 내용으로, 당장 여권에서는 윤 후보가 아닌 김 위원장을 향해 “100조 손실보상을 논의하자”며 협상을 강조하고 있다. 이 후보는 김 위원장의 100조원 지원 제안에 대해 “진심이면 환영”이라며 “논의를 당장 시작하자”고 역제안했다. 윤 후보를 향해서는 “김 위원장 뒤에 숨지 말고 입장을 밝히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에서 진행된 윤 후보의 청년문화예술인과의 간담회에서는 윤 후보가 쏟아지는 질문에 대답을 이 대표에게 미루는 모습이 여러 차례 반복되며 “후보가 이 대표인가”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윤 후보는 최근 공개 토론회 때마다 지각과 방송 사고가 겹치면서 공개 행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날 역시 갑작스러운 질문에 ‘말 실수’를 피하려다가 오히려 실수가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 후보를 비롯한 민주당이 연일 “윤 후보가 안 보인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은 인물 경쟁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인물을 비교할 경우, 정치 경험이 많은 이 후보가 윤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고 본다”라며 “윤 후보는 최근 잦은 실수 탓에 AI를 앞세울 정도다. 지금 구도는 ‘이재명 대 윤석열’이 아닌 ‘이재명 대 김종인’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