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출간 기자간담회
“더불어민주당쪽에서 대선과정에서 ‘4기 민주정부’라는 표현을 쓰는데, 정확히 말하면 ’4기 민주당 정부’다. ‘4기 민주당정부’가 ‘2기 민주정부’는 아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더불어민주당이 대선과정에서 내세우는 ‘민주’ 정체성 발언에 따끔하게 지적했다. ‘2기 촛불정부’와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을 동일시하는 건 맞지않다는 얘기다. 백 교수는 23일 오전 서교동 창비사옥에서 가진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4기 정부’가 자동적으로 ‘민주2기 촛불정부’가 되는 걸로 생각하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도 했다.
백 교수는 “촛불혁명은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믿는다”며, “촛불시민들이 원하는 바를 실현할 실력과 의지와 역사의식을 가진 2기 촛불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이 아니었으면 성립할 수 없는 정부였다”는 백 교수는 임기말을 맞은 문재인 정부의 평가에는 긍정적인 편을 유지했다. “실망스런 부분이 많고 준비가 안된 것도 있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해도 촛불이 낳은 정부가 아니고서는 설혹 문재인보다 훨씬 역량이 뛰어난 인물이 나섰더라도 도저히 못했을 일들을 해낸 건 사실”이라는 것이다. 2018년 획기적인 남북관계 진전을 비롯,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과 삼성 총수의 구속, 검찰 기소독점권 폐지 등은 누구도 하기 힘든 성과라는 평가다.
촛불혁명 정신을 잇겠다고 한 문재인 정권의 잘잘못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초심을 간직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봐온 “문재인 대통령은 유능하고 진실한 정치인”이라며, “여당내에서 대통령 주변사람들이 진심으로 촛불혁명의 통로가 되겠다는 마음을 초장부터 얼마나 가졌는지 확실치 않다”고 청와대와 민주당에 책임의 일단을 돌렸다.
백 교수는 촛불혁명이 우리 사회 민낯을 드러내며 사회체질을 바꿔놓았다며, 여전히 촛불혁명은 진행중임을 강조했다.
백 교수는 조국수호촛불도 촛불혁명의 연장선으로 봤다. 검찰개혁이 흔들리고 촛불혁명 자체가 좌절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 서초동에 100만, 200만이 모인 것이라며, 그 덕에 조 장관이 명예롭게 물러날 명분이 생기고 문 대통령은 난처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대남'의 보수화 경향과 관련, “여성차별찰폐에 대해 이런 저런 움직임이 있다보니 남자들이 박탈감을 느끼는 건 불가피하다. 그런데 여성들이 차별의 벽을 넘기 위해 노력한 만큼 남자들이 박탈감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느냐”며 반문했다. 또한 이런 박탈감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 표를 얻고자 해선 안된다고도 했다.
백 교수는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도 나타냈다. “기후문제가 먹고사는 문제와도 직결되는 문제가 됐다. 정부가 탄소중립 목표만 약속했지 제대로 실행계획을 내놓은 게 없다”며, “생태운동가, 기후문제전문가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고민해야 한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백 교수는 이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듣고, “선인의 죽음이든 악인의 죽음이든 죽음앞에서는 좀 삼가는 게 있어야 한다. 평소에 품었던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을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을 아꼈다.
이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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