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막을 내린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글래스고 기후조약’이 발표됐다. 세계 190개국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하고 사상 처음 석탄발전의 종말을 고하는 데 동의했다는 점에서 의미 깊은 발걸음이다.
하지만 기후조약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이행되기 위해서는 구속력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실제 국제 환경 규제는 꾸준히 강화되는 추세다. ‘온실가스, 미세먼지, 폐기물, 화학물질’이 4대 주요 규제 대상이며, 2020년 기준 약 3만6000건으로 해마다 9.6%씩 증가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은 물론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 수출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26.1%로 높은 우리나라는 환경 규제가 제조경쟁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환경 규제에 대한 전문지식과 대응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에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처럼 친환경 공정 전환이 앞당겨진 시대적 상황 속에서, ‘클린팩토리’가 그 해답이 될 수 있다. 클린팩토리란, 공정 내 오염물질을 원천 제거하는 청정생산활동을 통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한 친환경 제조 현장을 말한다. 유엔환경계획에서는 그 유형을 생산 공정 개선, 현장 재사용, 친환경 원료로의 대체, 친환경제품 생산, 작업 조건 관리의 5가지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오염 발생과 자원 낭비를 막고 비용 절감 및 공정 효율화를 이룰 수 있어 제조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구상이다.
OECD 선진국에서는 이미 이 같은 청정생산 공정 혁신을 장려하고 있다. 기존 오염물질 처리시설 운영보다 장기적으로 유지관리에 경제적이라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중소 제조 현장, 특히 1차금속, 화학, 석탄·석유정제품 업종은 투자 여력이 적고 기술 역량도 부족해 외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2019년 6월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 발표를 기점으로 클린팩토리 구축 지원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에는 그린뉴딜 3대 분야 ‘녹색산업 혁신생태계 구축’의 일환으로 오는 2025년까지 총 1800개 사업장의 클린팩토리 구축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총괄하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가 운영을 맡고 있다. 특히 창원, 반월·시화 등 스마트 그린산단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친환경 공정 혁신에 주력 중이다.
클린팩토리 수혜 기업은 운영기관에서 구성한 진단팀의 공정 진단을 받고, 그 결과를 토대로 청정생산설비 및 기술을 지원받는다. 단기간에 효과적인 친환경 공정 개선이 우선으로 지원되며, 현장 재사용, 친환경제품 생산, 친환경 원료 대체 등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발적 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98개 현장에 설비 교체 및 공정 개선이 완료됐고, 그 결과로 연간 온실가스 4500t 및 폐기물 5000t의 저감 효과와 약 24.8억원의 경제적 비용절감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부터는 300개 제조 현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한편 최신 환경 규제 동향을 소개하고 기업들의 선제적인 대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의 장인 ‘2021 국제 환경 규제 대응 엑스포’가 11월 18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렸다. 점차 강화되는 국제 환경 규제와 탄소중립 이슈에 가장 효과적인 제조업의 대응 전략은 결국 청정생산으로의 혁신적·선제적 전환이라는 결론이다. 그 과정에서 클린팩토리 구축 지원사업이 국내 제조 현장의 청정생산 전환의 초석이 되길 기대해본다.
이낙규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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