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가 일본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본격화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의 막대한 ‘반도체 지원금’을 놓고 자국 내에서 회의적인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아사히 신문은 “TSMC가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면서 약 8000억엔(약 8조2598억원)을 투자하고 일본 정부가 4000억엔(약 4조1299억원) 정도를 보조하겠다는 방침”이라면서 “(이에 대해) 의문을 느끼는 국민이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라가 주도한 과거 대형 산업정책은 실패가 이어졌다. 더구나 이번에는 외국 기업에 대한 전례 없는 수준의 거액 지원”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아사히는 ”초기 투자뿐만 아니라 장래 적자 보전을 요구받는 일은 없는가. 보조금에 상응하는 법인세나 고정자산세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고서 보조금의 목적, 효과, 채산성, 계약 내용 등을 설명하고 국민의 공감을 얻으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이런 전제 조건을 달성하기 어렵다면 일단 정책을 중단하고 최선의 선택인지 재검토하라”고 제언했다.
아사히는 “TSMC 공장이 일본에서 생산할 예정인 반도체는 세계에서는 10년 정도 전(前) 세대의 제품에 해당한다”면서 “일본이 국제경쟁력을 유지할 제조 장치나 소재산업의 기술을 높이는 효과는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TSMC 지원이 세계무역기구(WTO) 규범에 어긋날 가능성도 언급됐다. 아사히는 “WTO 규칙은 무역을 왜곡하는 보조금을 금지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 거액의 보조금을 내주면 일본이 내건 ‘자유무역의 기수’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교도통신도 “TSMC에 대한 지원이 정식으로 결정되면 보조금이 수천억엔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개별 기업을 후하게 지원하는 의의 등을 국민에게 정중하게 설명할 것이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기금을 창설해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도 “반도체가 공급 과잉이 돼 국제 가격이 갑자기 하락하면 TSMC에 대한 지원이 ‘나쁜 보조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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