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중계 대국민 담화…구체적 세부 내용은 공개 안 해
‘프랑스 2030 투자 계획’ 내 원전 투자 확대의 연장선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에너지 자립을 보장하고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신규 원자로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유력 경제지 레제코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TV로 중계한 대국민 담화에서 “만약 우리가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에너지 비용을 지불하고 싶다면 우리는 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 생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화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구체적인 세부 내용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르몽드는 2007년 착공, 2012년 가동 예정이었던 노르망디 플라망빌 3세대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건설이 아직도 완료되지 못했다며 2023년부터 건설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프랑스 국영 에너지 기업 EDF가 지난봄 신규 원자로 6개를 건설하는 계획의 타당성 조사 결과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기존의 ‘탈(脫) 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친(親) 원전’ 기조로 입장을 180도 전환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달 12일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2030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2030년까지 ‘소형 모듈화 원자로(SMR)’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계획에는 10억유로(약 1조3632억원)를 원전 사업에 투입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루 앞서 지난달 11일엔 프랑스 주도 하에 유럽 10개국 장관 16명이 “우리 유럽인은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을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 등 유력 매체에 공동 기고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2017년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은 임기 초 에너지 구성에서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75%에서 2035년까지 50%로 낮추겠다고 했으나, 내년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전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마크롱 대통령이 원전 확대를 대선에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유럽 각국에서도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은 물론, ‘그린플레이션(탄소 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며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원전 확대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한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19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SMR을 비롯한 원전 산업에 다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만난 유럽 각국 정상들은 원전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지난 4일 ‘한국·비세그라드 그룹(V4, 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폴란드 등 중유럽 4개국 협의체) 정상회의’를 마친 뒤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서 진행되는 신규 원전 사업을 언급하며 한국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했다. 전날에는 야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이 공동 언론 발표에서 “원전 에너지 사용 없이는 탄소중립이 불가하다는 것이 양국(한국과 헝가리)의 공동 의향”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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