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안건서 제외 안된다’ 지침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3일(현지시간) 상장기업이 사업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주주가 내놓은 인종·다양성·기후변화 등에 대한 제안을 주주총회 표결 안건에서 제외해선 안 된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SEC는 또 주주의 특정 제안이 부적절하다고 회사 경영진이 판단해 보류 허가 요청을 할 때 엄격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로써 기업 경영진은 투자자에게서 사회 문제 관련 더 많은 목소리와 정보를 수용하게 될 거라는 평가다.
블룸버그·로이터 등에 따르면 SEC는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직원 대상 지침을 고시했다. 이는 기업이 주주의 제안 사항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공개하려면 더 많은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시절의 지침을 대체하는 것이다.
SEC의 기업금융과가 내놓은 이번 지침은 주주의 제안이 회사의 일반적인 사업을 넘어서는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 고려할 때 항상 예외를 허용했지만 이젠 이를 어떻게 적용할지 더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지침은 “(SEC) 직원은 정책 문제와 회사 간 연관성을 결정하는 데 더 이상 초점을 맞추지 않고 대신 주주 제안의 주제인 문제의 사회 정책적 중요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돼 있다.
지침 변경은 규제위원회의 표결 대상이 아니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취임 이후 인종·기후변화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 주주가 조치를 보다 쉽게 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환경·사회·지배구조 문제에 우선 순위를 둔 영향이다.
SEC는 올해 초 시티그룹이 인종 평등에 대한 감사를 수행토록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주총에서 표결하는 걸 배제하지 못하게 했다. 엑손모빌의 경우 지구 온난화 대응 노력과 관련한 주주 제안을 면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SEC가 거부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기후변화와 관련한 규칙을 작성하려는 SEC의 계획, 상장기업의 다양성을 개선하려는 노력 등을 두고 공화당과 충돌이 잦았다.
많은 투자자가 기업이 사회·환경 문제를 다루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주주 의결권은 최근 몇 년 동안 주요 논쟁거리가 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성명에서 “최근 몇 년간 수 백 개의 회사가 주주 제안과 관련해 ‘조치 없음’ 서신을 요청하려고 SEC 직원에게 왔다”며 “새 지침은 회사와 주주에게 더 명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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