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앞두고 재택치료 허점 노출

60대 환자 사망 사례…“응급환자 신속 이송·격리자 관리 핵심”

충북 청주시 상당구 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
충북 청주시 상당구 보건소에서 한 시민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 내달 초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을 앞두고 정부가 현실적인 의료대응 방안의 하나로 재택치료 확대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재택치료를 하던 60대 환자가 병원 이송 도중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제도의 미비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택치료는 코로나19 무증상·경증 확진자가 자택에 머물면서 자가 치료를 하는 방식으로,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시설 입소 또는 별도의 의료 조치가 시행된다.

정부는 그동안 확진자에 대해 시설 격리를 원칙으로 삼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주요 방역지표가 일일 확진자 수에서 치명률 등으로 변경되는 만큼 무증상·경증 환자를 재택치료로 대폭 전환하고 중환자 병상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24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 서대문구 자택에서 치료를 받던 60대 환자 A씨가 확진 다음날인 21일 병원 이송 중 심정지로 숨졌다. 국내에서 재택치료가 시작된 올해 1월 이래 첫 재택치료 중 사망 사례다.

A씨는 별다른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없었으며, 기저질환도 앓고 있지 않아 본인의 의지에 따라 재택치료를 택했다. 하지만 다음날 급격한 기력 저하가 나타나 가족이 119에 신고를 했으나 당국 간 확진자 정보 공유에 차질을 빚으면서 결과적으로 환자 이송에 지연이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확진자의 재택치료가 결정되면, 응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갈 수 있는 병원이 지정돼 연락처가 함께 안내된다. A씨의 사례에서는 관계 기관 사이에 재택치료자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이송 병원을 새로 배정받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체됐다는 것이다.

음압형 이송 장비를 갖춘 코로나19 전담 구급차는 감염 방지를 위해 구급차 내부를 특수필름으로 감싸는 ‘래핑’ 작업을 하게 돼 있는데, 이 조치가 돼 있지 않아 신고 접수 즉시 출동하지 못했다는 것이 서울소방재난본부 측 설명이다. 래핑에는 20분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올해 1월 보호자의 돌봄이 필요한 만 12세 이하의 입원 요인이 없는 어린이 확진자에게 제한적으로 재택치료를 허용했고, 서울·경기·강원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성인으로 대상을 확대했다.이후 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두고 코로나19 의료체계를 위중증 환자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해 이달 8일 정부 차원의 재택치료 확대 방침을 발표했다. 지난 22일 기준 전국에서 재택 치료를 받는 인원은 2280명(수도권 2176명·비수도권 104명)까지 늘었다.

다만 4차 대유행이 아직 지속 중인 상황에서 방역체계가 전환되고, 꾸준히 돌파감염 사례가 늘어날 경우에는 재택치료를 하는 확진자가 수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송 수단을 충분히 확보하되, 근본적으로는 재택치료가 가능한 환자 기준을 더 보수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도권에서만 2000명 가까이 재택치료를 하고 있는데, 10일간의 자가 격리가 잘 지켜질지도 의문”이라며 “당장 우리 아파트 단지 내 앞집, 아니면 어느 층에 확진자가 있는지 모르는 깜깜이 상황이라 이번 겨울이 상당히 위험할 걸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도 내달 재택치료 확대 적용 이후에 대비해 전국 17개 시도에 재택치료 대상자 건강관리 의료기관 93곳(수도권 59개소·비수도권 34개소)을 지정했다. 또한 76개 의료기관과 추가 지정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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