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65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지 1년9개월 만에 이제 오는 11월 1일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가 열린다. 재계도 ‘위드 코로나’ 준비가 한창이다. 일단 중단된 대면 회의가 완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단됐던 대면회의나 교육을 인원 제한하에 재개했고, 셔틀버스도 운행을 다시 시작했다. 현대자동차도 이미 10월부터 접종완료자 등에 한해 대면교육과 회의를 허용하고 있다. 기업 대부분도 이미 동참했거나 11월 1일에 맞춰 지침을 변경할 예정이다.
해외 출장도 재개할 조짐이다. 입국 시 격리지침을 준수하는 조건 등과 함께 직원들의 해외출장도 이뤄지도록 지침을 변경하는 중이다. 재계의 ‘위드 코로나’에서 역시 가장 반가운 건 바로 총수들의 해외출장이다. 주요 총수들이 일제히 해외출장길에 오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1월 초 미국 출장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미국행을 택했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방문했다. 막혀 있던 총수들의 해외출장 소식은 이제 진짜 재계의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다는 선언과 같다. 삼성전자는 미국 파운드리 신공장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다. 투자 규모만 약 20조원에 이른다. SK는 배터리 계열사 SK온이 포드와 함께 대규모 미국 투자를 확정했고, SK하이닉스도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에 이어 몸짓 키우기에 한창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아세안 지역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재계의 진정한 ‘위드 코로나’는 단순한 물리적 변화에 있지 않다. 근무 형태가 복원되고 대면활동이 늘어나는, 그런 단순한 의미가 아니다. 재계의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가 가져온 대변혁 시대를 예단하고 그에 맞춰 과감히 투자하고 사업구조를 혁신하는 데에 있다.
코로나와 함께한 2년여의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단기간에 사회를 급변시켰다. 비대면 소비활동은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고, MZ세대에 친숙한 메타버스는 이제 놀이 수단을 넘어 삶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도 코로나로 가속화됐다. 환경에 비용을 지불하는 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당연히 기존 기업들도 사업구조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코로나와 함께 한 최근 2년여간 재계에는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란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팽배했다.
최근 구인·구직업체 사람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절반 이상이 ‘위드 코로나 전환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시기상조’란 응답은 30.3%,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17%였다. 굳이 이 같은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재계 일선 현장의 분위기는 위드 코로나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방역지침 완화 등의 ‘위드 코로나’가 아니라 과감한 투자와 대혁신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신영역을 개척할 재계의 ‘위드 코로나’를 말이다.
11월은 재계에도 숨 가쁜 시기가 될 것이다. 총수들의 해외출장 외에 연말 인사시기와 맞물려 기업마다 유례 없이 과감한 행보를 펼칠 전망이다. 재계의 ‘위드 코로나’ 시대를 환영하며, 과감한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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