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도로가 아닌 주차장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해 다친 사람이 없고 주변 교통 흐름에 지장을 주지 않았다면 신고 의무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는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 교통사고를 낸 뒤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기소된 최모(47)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6월에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 중 미신고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도로교통법상 신고의무는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체없이 경찰에 알려 피해자를 구호하고 교통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사고 규모나 당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경찰관의 조직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만 적용된다”며 “차량이 경미하게 손상됐고 피해 차량에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 피해가 없었던 점, 주변 교통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최 씨에게 도로교통법상 신고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최 씨가 무면허로 운전을 하고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으로 여러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최 씨는 지난해 10월 강원 속초시내 도로 약 1㎞를 무면허로 운전하고, 이 차량을 주차하려다 다른 차량의 범퍼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뒤에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음주운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음주측정을 요구했으나 최 씨는 응하지 않았다. 최 씨는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및 사고 후 미신고, 음주측정 거부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1ㆍ2심은 “동종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는데도 자숙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징역 6월에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bons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