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철 의원 “현대제철 노사분규 소송 8년간 끌어” 지적
형사재판처리기간 1.5배, 민사재판처리기간 1.2배 증가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갑, 법사위)은 법원 장기 미제사건이 최근 10년 사이 무려 450%나 증가하고 있어 신속재판을 위한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소병철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0~2020년 사건처리 현황에 따르면, 2010년 3122건이던 장기미제사건이 지난 해에는 1만4458건으로 무려 4.5배 이상 증가했다.
재판의 평균 처리 기간도 2010년에 약 140일이었던 민사사건은 2020년에 약 172일로 약 1.2배 이상 늘어났으며, 2010년에 약 105일이었던 형사사건은 2020년에는 약 161일로 1.5배 이상 늘어났다.
소 의원은 재판 지연의 대표적 사례로 현대제철 노조 문제를 언급하며, “사건 하나 가지고 거의 지금 6년에서 8년 이상 끌고 있다. 1심이나 2심은 그렇다 치고 대법관님들까지 왜 이러는 건가”라며 “국민들이 어떻게 법원을 믿고 쟁송을 하겠는가. 그러니까 지금 현대제철이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고 있다”고 개탄했다.
소 의원은 이어서 “최근에 충남 서산지원에서 퇴거불응 가처분 선고를 했다. 8월 23일 점거하고 9월 24일 가처분 인용이 됐다. 물론 사건의 복잡성이나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같은 회사 노사분규에서 노동자가 제소한 사건은 6년에서 8년 이상 질질 끌고 있는 반면 사용자 측에서 제소한 사건은 단기간에 결정을 내려서 이렇게 사건처리 기간에 차이가 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법원을 신뢰하겠는가”라며 재판 처리 기간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불법파견에 대한 직접고용을 주장하여 2011년 처음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 근로자 지위확인 등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1심에서 3~5년, 2심에서 약 3년 6개월이 걸렸으며, 2021년 10월 현재 대법원에 2년째 계류 중이다.
반면에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올해 8월 23일 현대제철 당진공장 통제센터를 점거했는데, 법원은 9월 24일 점거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현대제철의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노조 측에 퇴거 명령을 내렸다.
소 의원은 “대법원에서 장기간 결론을 안내니까 금년 6월에 서울 남부지원에서 직접고용과 간접고용에 대해 기존과 다른 판결이 나왔다. 이런 부분을 좀 개선해달라”며 “대법원에서 장기간 결론이 지연되다 보니 하급심에서 서로 엇갈리는 취지의 판단이 나오고 있다”고 추가로 짚었다.
소 의원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는 헌법상 권리”라며 “평균 처리일수가 계속 늘어나고 장기미제도 2010년에 비하면 거의 4배가 늘었는데, 이래서 국민의 쟁송을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상환 법원행정처장은 “10년 전에 비해서 국민들이 체감하기에 국민들의 눈높이와 기대에 못 미치는 재판이라는 부분이 대단히 일반적으로 그런 문제의식을 국민들이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최근 국회에서 부결된 법관 임용 확대를 통한 재판부 확충이 되면 지금 한 재판부가 가지고 있는 부담을 둘,셋으로 나눌 수 있어 종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판결문에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