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KAIST 총장 기조연설
인류, 코로나 등과 투쟁하며 발전
생산가능인구 감소 각종 부담 가중
지정학→ 기정학...기술동맹의 시대
건강한 노후시대 선도 전략 세워야
“현재는 대전환의 시대로 인류는 기하급수적 발전과 변화에 직면했습니다. 대전환의 중심에는 감염병, 인구변화 그리고 인공지능(AI) 등 3대 원동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26일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서 열린 헤럴드경제 IT과학기술포럼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1’에서 ‘대전환의 시대: 감염병, 인구절벽, 인공지능, 국제정치’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 나서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장은 “인류의 역사는 감염병과 투쟁하며 발전해왔다. 의료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21세기이지만 그 싸움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평균 4년 주기로 사스, 에볼라, 메르스, 코로나19 등 새로운 전염병이 출현하며 사망자와 경제적 피해를 입는 국가가 속출했다. 세계은행과 미국 질병관리본부 집계 따르면 홍콩독감 200만명, 신종플루 1만 8000명, 에볼라 1만 1310명, 메르스 861명, 코로나19 38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 총장은 “미래 변화에 맞서 의사과학자 양성으로 건강한 노후 시대를 선도하는 등 과학기술 기반 국가 미래전략 수립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의료재정 부담 가중 당면과제=이 총장은 신종 전염병 출현의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해 학문 간 융합연구, 중장기적 연구 풍토 조성, 연구개발(R&D) 의사과학자 양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 이 총장 취임 이후 KAIST는 의사 과학자·공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공동연구 네트워크 플랫폼 병원을 구축하는 등 바이오 의료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구 변화가 세계 경제 지도를 바꾸고 있고 우리나라는 2020년 첫 데드크로스를 시작해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등 인구절벽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산가능인구 100명에 대한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노년부양비가 2021년 23명에서 2040년 60.1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이 총장은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경제 저성장, 인구지형 변화에 따른 지역 불균형 심화, 학령인구 감소, 노년부양비 증대 등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맞닥뜨릴 문제”라면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 생체기능이 저하된 노인들의 만성질환이 증가하고 이는 국가 의료재정 부담 가중으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대안으로 ▷미래 인재 육성 ▷고부가가치 국가산업 재편 ▷지역간 초광역 협력사업 추진 ▷실험실습 연구중심 미래형 학교로 전환 ▷건강노화(청노화) 구현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KAIST도 인류의 건강노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청노화·고령화 관련 연구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인체활력을 끌어올리는 바이오메티칼활성 소재 개발 ▷감염병 예방 기술 ▷가상병원 ▷노인 생체상태 조기 모니터링 기술 등을 개발하고, 양산시스템 구축을 통해 건강한 노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 ‘지리적 위치→기술 경쟁력’ 패권 패러다임 대전환=이 총장은 이와 함께 2045년 인간의 역량을 뛰어넘는 AI가 등장하면서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총장은 “AI를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이 없으면 비싼 돈을 들여가며 다른 이의 지배를 받게 된다”면서 “현재 구글, 애플, MS(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이 우리 삶을 규정하고 있고 영어를 못하면 주인공이 될 수 없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를 이해하고 상호 협력해야 하는 시대에서는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며 “AI 사고방식, 메타버스 창의교육, 코딩, 알고리즘, 문화 교육이 선제적 대응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이 총장은 현대는 기술패권의 시대라며 과학기술 중심의 대전환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지리적 위치가 중요한 ‘지정학(地政學)’에 의해 국제정치가 이루어졌다면, 21세기는 기술을 바탕에 둔 ‘기정학(技政學)’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최근 미·중 갈등을 비롯해 동맹국들의 연합이 반도체·배터리 기술 등 기정학적인 이해관계에 따라서 형성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자국에 필요한 기술, 부품,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와 동맹을 맺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며 “자국의 핵심 산업 또는 첨단무기의 소재·부품·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과학기술과 정치·경제 간 글로벌 역학관계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 지식재산권 등 유무형의 정보를 기반으로 과학기술 간, 과학기술과 정치·경제 간 글로벌 역학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총장은 “대전환의 시대에서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는가’에 따라 국가 경쟁력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선제적 미래대응 전략과 ‘기술 지도’를 통해 대한민국의 혁신을 견인하길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