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외신 “사법리스크 언제든 삼성 발목 다시 잡을 수 있어”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이후에도 매주 두 차례 재판 참석 예정
당분간 대국민 신뢰 회복 행보 주력 가능성
“17일 개최되는 삼성 준법감시위 참석 여부 주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법무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지만 경제계와 외신을 중심으로 “사법리스크가 언제든 삼성의 발목을 다시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오는 13일 출소한 이후에도 당분간 경영에 전념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10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2일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의혹’ 11차 공판과 관련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다.
이 사건은 지난 4월 1차 공판을 시작해 지금까지 두 명의 증인 신문을 마쳤다.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만 200명이 넘고 증거 기록이 19만 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사안이 방대하다. 이 때문에 최종 판결까지 최소 3년에서 5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프로포폴 의혹 관련 재판은 오는 19일부터 1차 공판이 시작될 예정이다. 가석방 기간 중에 다른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기존 가석방은 취소된다.
이와 관련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은 지난 2016년 11월 국정농단 의혹 수사가 시작된 이후 전례를 찾기 힘든 수사와 재판 상황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해 왔다”면서 “죄를 지었으면 당연히 처벌이 따라야 하지만 삼성의 경우에는 정도를 넘는 과도한 사법리스크에 시달렸던 측면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의 경우 2016년부터 검찰 소환조사와 구속영장실질 심사를 각각 10번, 3번 받았다. 특검에 기소된 이후 재판에 출석한 횟수만 해도 90여 차례가 넘는다. 이 부회장이 국내외 사업장을 찾아 현장 경영을 하거나, 해외 정상 또는 기업인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한 날보다 법정에 선 날이 더 많았던 셈이다.
여기에 검찰은 그동안 삼성그룹에 대해 50여 차례 압수수색을 했고, 전·현직 임직원 110여 명을 대상으로 430여 차례 소환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와 관련 경제계에서는 “국정농단 이후부터 재판의 기간을 더하면 삼성이 최대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사법리스크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부회장 가석방 이후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정부가 특별사면을 해줘야 한다는 경제계와 정치권 일각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가석방은 남은 형기 동안 재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임시로 풀어주는 ‘조건부 석방’이다. 이 부회장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5년 취업 제한에 걸려 있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경영 현장에 복귀하기 어렵다. 해외 출장 또한 법무부 장관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한편 이 부회장이 가석방 이후 일정 기간은 대국민 신뢰 등을 회복하기 위한 행보에 더 주력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면 경기 수원시 가족 선영을 찾아 참배한 뒤 첫 외부 일정으로 오는 17일 개최 예정인 삼성 준법감시위 정기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외부 독립기구인 삼성 준법감시위는 지난해 설립됐다. 이 부회장 역시 준법감시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고, 수감 중에도 “준법감시위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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