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석방만으로는 경영활동에 제약

대형 투자 등 해외출장에도 걸림돌

니케이 “반기업정서 바뀌나” 분석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가 9일 열리는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심사위)에서 결정되는 가운데 각국 주요 외신들도 이 부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과 시점 등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심사위를 열어 8·15 가석방 대상자 심사를 진행한다. 이 부회장이 가석방 명단에 포함될 경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결재로 최종 확정된다. 출소 예정일은 오는 13일이다.

하지만 가석방은 조건부 임시 석방 제도이기 때문에 경영 복귀에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르게 된다. 업계 일각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이 이뤄져도 당장 제대로 된 경영활동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정경제범죄법 가중처벌법상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죄로 징역형을 받으면 형 집행 종료 뒤 5년까지 취업 제한이 적용되며 등기임원 등으로 복귀할 수가 없다. 가석방 신분으로는 내년 7월 형기 만료 전까지 경영 복귀는 물론 해외 출장도 제약을 받는다.

법무부의 ‘취업제한 해제 심사’에서 장관의 승인이 있을 경우 가석방 상태에서도 취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대형 투자 및 주요 인수합병(M&A) 결정 상황 등에서 보안 유지와 동선 구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형의 집행을 즉시 면제해주는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이 부회장은 아무런 제한 없이 경영 일선 복귀가 가능해진다. 때문에 가석방 논의와는 별개로 “특별사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향후에도 꾸준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경제5단체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손경식 회장을 중심으로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했고,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들도 지난 6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1일로 예정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경제 5단체장의 만남에서도 사면에 대한 건의서가 다시 전달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총수 중 수감 생활을 하다가 사면을 받고 풀려난 기업인으로는 지난 2015년 최태원 회장과 2016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꼽힌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두 총수가 출소 이후 과감한 투자 및 일자리 창출에 나섰던 상황처럼 이 부회장 역시 경영 복귀가 이뤄지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가석방 심사 결과가 임박함에 따라 외신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지난 6일 가석방 관련 전망 기사에서 “법무부는 9일 대상자를 심사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 60~70%가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국 사회에 뿌리깊은 반기업 정서가 바뀌고 있는 것인가”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로이터 역시 “현재 삼성이 총수의 부재로 중요한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 속에서 정치권과 일반 대중들의 사면 지지가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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