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권고에 법무부가 대책 내놨지만
국내 출생·15년 이상 체류로 자격 제한
“영유아기 입국 사례 빠져…한시적 시행도 문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는 법무부가 인권위 권고에 따라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을 내놨지만, 대상과 운영기간이 제한적이라 보완이 필요하다고 28일 밝혔다.
인권위는 이날 “법무부가 미등록 이주아동 구제대책을 마련한 것은 의미 있으나, 대책 내용은 인권위 권고 취지를 제대로 수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3월 법무부 장관에게 국내 장기체류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무조건적인 강제퇴거를 중단하고, 희망 시 국내 체류자격을 신청,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법무부는 올해 4월 19일부터 2025년 2월 28일까지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또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던 고등학생들에게 특별체류 허가 결정을 내렸다.
인권위는 이에 대해 “법무부 구제대책은 그 대상을 국내에서 출생해 15년 이상 국내에서 체류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한 미등록 이주아동으로 제한했다”며 “2만명 추산 미등록 이주아동 중 500명 이하의 소수만 구제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영유아기에 입국해 미등록 상태로 한국에 살게 된 이주아동에 대한 구제대책이 빠졌다는 의미다. 인권위는 이들이 부모의 선택에 의해 한국에 살게 됐고 초·중·고 12년의 한국 공교육을 이수하며 정체성을 형성했다는 점, 모국어를 구사하지 못하고 본국에 유대관계가 없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또 해외에서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체류권을 부여하는 판단기준이 체류기간 4~10년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15년이라는 기준은 구제대상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4년이라는 한시적 시행기간 탓에 제도 종료 후 체류자격 부여 기회가 사라진 아동들이 발생하거나, 다자녀 가정에서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체류자격 유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강제퇴거 명령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오로지 한국에서만 사회적 기반을 형성한 피해자들이 입게 되는 개인적 불이익이 더 클 것이 확실히 예견된다”며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상시적 제도의 부재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강제 퇴거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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