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결론 낸 사건 한건도 없어

“출범 목적·기본 시스템 돌아봐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6개월을 맞았지만 아직 수사팀도 완전히 갖추지 못했다. 정식 수사 사건만 11건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고위공직자범죄 수사기관으로서의 체질 점검을 다시 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는 지난 1월 21일 김진욱 처장이 임명되고 현판식을 한 이후 출범 6개월을 맞았다. 하지만 아직 검사 정원을 채우지 못한 상태다. 3개의 수사부와 1개의 공소부 중에서 수사1부 부장검사는 공석으로 남아 있고, 수사3부장과 공소부장을 최석규 부장검사가 겸임하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부장검사 2명, 평검사 8명 등 10명의 결원을 채우기 위한 원서를 접수한다. 서류 전형과 면접시험 및 인사위원회 추천을 거쳐 최종 선발할 방침인데, 다음 달 서류 전형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최종 선발까진 시일이 더 걸릴 전망이다.

공수처는 지난 4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채용 의혹 사건을 입건한 이후 총 11건의 사건을 수사 중이다. 법조계에선 불과 석 달 새 정식 수사사건만 10건을 넘기면서 단기간에 너무 많은 사건을 입건해 스스로 부담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검사도 다 못 뽑아놓고 집안 정리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욕을 부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처장이 공수처 출범 초 “한 해에 수사할 수 있는 사건을 3~4건 정도로 본다”고 언급했는데, 지금 같은 입건 속도면 장기화 되는 사건이 쌓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정식 수사 사건 가운데 아직까지 최종 결론을 낸 사건이 한 건도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개별 사건의 입건 사실이 알려질 때마다 수사 사건 선정을 두고 논란이 벌어진다. 검찰과 달리 고소·고발 사건을 전부 입건하는 게 아니라 선별해서 사건번호를 부여하기 때문인데, ‘1호 사건’인 조 교육감 사건의 경우 공수처 출범을 적극 지지했던 여권 인사들로부터도 수사 착수를 두고 공격받기도 했다. 검찰과의 사건 이첩 문제 역시 정리되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신생 조직이라는 한계를 감안하고 고위공직자 수사기관으로서의 틀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기존 사건을 물려받아도 수사가 쉽지 않은데 수사 경험이 없는 인력이 대부분인 생짜 조직의 기본 틀을 갖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기본적 시스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출범 목적을 돌아봐야 한다”며 “수사기관이 잘하고 못하고는 수사 성과에 달린 것이지만 이 성과가 정치적 입김이나 막무가내 고발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야 하고, ‘수사 경력 부족한 중수부’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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