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단 ‘수도권 55~59세, 화이자 접종’ 발표 혼선
“백신 선택권 없다면 어떤 백신 맞을지 알고 싶다”
시민들 정부 오락가락 접종계획에 “믿음 안 가”질타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김희량 수습기자] 50대를 대상으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약 서버와 수급이 모두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언제 어떤 백신을 맞게 될지 모르는 50대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21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사전 예약을 통해 이달 26~31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게 될 만 55~59세 대상자들은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 단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지역 대상자들은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이 중 모더나 백신만 접종하는 251개소 위탁의료기관에 예약을 한 대상자들은 모더나 백신을 맞게 된다.
지역별로 접종하는 백신 종류가 다른 것은 애초 계획됐던 모더나 백신 수급에 차질이 생긴 영향이다. 추진단은 지난 19일 “7~8월 도입될 모더나 백신 총량에는 변동이 없으나 7월 배정물량이 월말에 집중되면서 50대 접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화이자 백신과 병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화이자 백신이 우리나라에 도착하면서 2일 이내에 배송할 수 있는 수도권 지역 50대가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이 됐다.
그러나 지난 하루 이틀 사이 애초 모더나에서 ‘화이자·모더나 병행’ 접종으로 백신계획에 변동이 생긴 데다 수도권 지역으로 대상이 좁혀지면서 50대는 혼란에 빠졌다. 또한 다음달 9~21일 예정됐던 만 50~54세 백신 접종 일정은 같은 달 16~25일로 늦춰진 뒤 같은 달 28일까지로 사흘 더 연장되는 등 접종시기도 두 차례에 걸쳐 조정됐다.
추진단이 주 단위로 대상자별 접종 백신을 확정하고, 접종일 전 백신 종류를 문자메시지로 개별 안내할 방침을 세우면서 50대는 날짜만 확정된 ‘깜깜이 접종’을 하게 됐다.
다음달 10일 접종을 앞둔 주부 신모(55·경기 남양주) 씨는 “바뀐 백신이 화이자로 확정된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들릴 정도”라며 “지금은 모더나에서 화이자로 바뀌었지만 언제 또 갑작스럽게 바뀔지 모르겠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이어 “어떤 백신을 맞을지 고를 수는 없어도 어떤 백신을 맞겠구나 정도는 알고 가고 싶은데 아무것도 모르고 맞을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이달 26일 1차 접종을 앞둔 고인준(59·서울 동대문구) 씨는 지금껏 모더나 백신에 대해 알아보다 새로 화이자 백신정보를 알아봐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고씨는 “백신정보를 유튜브로 주로 보면서 미국에서 모더나 1·2차를 주로 맞았다는 이야기를 접했다”며 “이왕 처음에 모더나를 맞기로 했으면 모더나로 밀고 나갔어야 하는데 제일 걱정되는 건 안정성”이라고 말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같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으로, 비슷한 평가를 받는다. 지역에 따라 백신 종류가 나뉘자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대전에 거주하는 최모(55) 씨는 “화이자 백신이 개발됐을 때 다들 좋아해 이미지가 좋다”며 “모더나와 화이자가 거의 비슷하기는 하지만 화이자를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 좋았다”고 털어놨다. 또 “믿을 수 없는 정부에 개탄한다”며 “과대 포장처럼 일정을 알렸다가 변경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 같은 불만은 지난 네 차례 사전 예약 신청기간 예약 서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더 가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접종에 성공한 50대는 2시간 넘게 같은 화면을 보며 기다리거나 자녀와 동시에 접속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광명시에 거주하는 김모(50) 씨는 전날 2시간을 기다린 끝에 백신 예약에 성공했다. 김씨는 “백신 종류가 바뀌든, 일정이 밀리든 상관없지만 예약 자체가 너무 어렵다”며 “예약 사이트가 폭주해 초기화되면서 오후 10시30분께부터 정상적으로 예약이 됐다”고 설명했다.
최씨도 “접속했을 때 앞에 30만명이 대기 중이라 800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떠서 정말 당황했다”며 “그보다 훨씬 빠르게 줄어 기대감에 부풀었다가 화면이 싹 없어져 황망했다. 결국 딸이 대신 예약을 해줬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불안한 백신 예약 과정과 수급 상황에 대해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의 백신정책이 계속 달라지니 국민이 불안한 것”이라며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이 비슷하지만 접종 예약을 마친 뒤 종류가 변경되니 불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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