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자녀 명의로 서울 및 수도권, 부산·대구 구매 늘어
10대가 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나 나왔다. 소득을 올리기 어려운 10대 명의 주택 구매가 늘어나는 건 부모로부터 돈을 증여 받고 나머지는 전세 보증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건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10대가 서울에서 주택을 주택을 구매한 건수는 6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이들은 주택 구입 목적을 ‘보증금 승계 및 임대 목적’이라고 표시했다. 전세 보증금을 끼고 집값의 절반 이하 비용으로 집을 사고, 임대를 놓다가 향후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갭투자를 했다는 이야기다.
10대가 전세나 월세 보증금을 끼고 임대 목적으로 주택을 구매한 것은 최근 집값 상승에 부모들이 일찌감치 증여를 통해 자녀 명의로 집을 샀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록적인 집값 상승세 속에 다주택 소유 부모들이 집을 처분하고 양도세를 내는 대신, 전세나 월세를 끼고 증여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또 2030세대의 ‘영끌(패닉바잉)’ 현상 영향으로 10대 때부터 일찌감치 자녀 이름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10대의 전월세 동반 주택 구입 건수는 1월 12건, 2월 11건, 3월 7건, 4월 18건, 5월 21건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이들이 구매한 주택은 아파트보다는 빌라나 연립주택, 단독 같은 비아파트가 많았다. 5월까지 10대의 서울 비아파트 갭투자는 61건으로 전체의 88.4%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이미 많이 오르고, 대출 또한 막힌 아파트 대신 빌라 등에 몰린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난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 단 한건에 불과했던 10대 갭투자는 올해 5월까지 98건까지 늘어났다. 경기도에서는 아파트가 55건으로 비아파트 43건보다 많았다.
인천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5월까지 10대의 갭투자는 36건으로 이 중 아파트는 19건, 비아파트 17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인천의 경우 10대 갭투자 자체가 없었다.
지방 광역시에서는 부산과 대구 등 최근 집값이 다시 오르는 지역을 중심으로 10대 갭투자가 많았다. 부산에서 10대의 갭투자는 22건으로 아파트는 13건, 비아파트는 9건이었다. 대구의 경우 10대 갭투자는 아파트 12건, 비아파트 2건 등 14건이었다. 부산과 대구 모두 작년 1~5월 10대 갭투자는 한 건도 없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