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이번 자선가 순위에선 기업가가 아닌 신분으로 순위에 오른 자선가가 3명이나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바로 주룽지(朱鎔基·사진) 전 총리, 리춘핑(李春平), 쉬샤오춘(徐紹村)이다.

주룽지 전 총리는 비기업인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지난 1년간 2398만위안(약 42억3200만원)이라는 거액을 자선기금으로 쾌척했다. 2권의 저서 인세 전부를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자선기금으로 내놓은 것이다. 지난해 주 전 총리는 ‘주룽지 발언실록’과 ‘주룽지 상하이발언 실록’을 잇달아 출간했다. 지난해 8월 중순 출판된 ‘주룽지 상하이발언 실록’의 경우 불과 보름만에 60만권이 팔리는 인기를 모았다.

주 전 총리는 인세 등 출판 수익을 모두 ‘실사(實事)장학기금회’에 전달했다. 이 기금회는 지난 2013년 민정부(民政部)의 승인을 받은 사회단체로 중국 전역의 어려운 학생이나 학교시설 개선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경제의 차르’ ‘현대판 포청천’으로 불리는 주 전 총리는 후난(湖南)성 출신으로 1991년 국무원 부총리로 발탁되면서 중국 경제를 세계적 반열로 올려놓은 인물이다. 1998년 총리에 오르자 국유기업, 금융기관, 정부기구의 3대 개혁을 추진했다. 개혁이 기득권 층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자 “100개의 관(棺)을 준비하라. 99개의 관은 부패공직자의 것이고 1개는 내 것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중국 퇴직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자선가 순위에 이름을 올려 중국의 기부 문화에도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올해 66세의 리춘핑은 장쑤(江蘇)성의 유명한 자선가다. 지난 1978년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우연히 만난 미국 국적의 화교 여성과 결혼을 했고 1991년 아내가 사망하자 거액의 유산을 상속 받았다. 귀국한 그는 막대한 유산을 매일 3만위안(약 530만원)씩 기부하는 기행을 시작했다. 현재 그의 기부 누계는 2억8000만위안(약 493억8700만원)에 달한다.

이런 공로로 그는 중국 홍십자회로부터 ‘자선가 명예’를 수여받은 첫번째 인물이 됐다. 지난 2006년에 펴낸 자서전 ‘찬후이우먼(懺悔無門)’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상하이(上海) 출신인 쉬샤오춘은 지난 2011년 3월 임종 한 달을 앞두고 자신의 유일한 자산인 상하이 시내 별장을 상하이시에 기부했다. 이 별장은 2000만위안(약 35억2000만원)에 팔려 빈곤구제 기금으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