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
“국립중앙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과
유기적 협력 구축에 최적 부지”
7월부터 국민공개·내년 국외전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 점을 통합적으로 소장·관리할 별도의 시설이 건립된다. 이 시설이 들어설 후보지로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부지와 국립현대미술관 인근 송현동 부지가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 황희 장관은 7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방안’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지난 4월 28일 이 회장 유족 측으로부터 문화재와 미술품 2만3181점(국립중앙박물관 21693점, 국립현대미술관 1488점)을 기증받은 뒤 미술관 신설 등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와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 활용위원회’를 구성해 미술계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왔다.
이 회장의 방대한 기증품을 통합적으로 소장·관리하면서, 분야와 시대를 넘나드는 조사·연구·전시·교류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설에서 관리하기보다 별도의 기증관을 두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문체부의 설명이다. 해당 시설은 ‘이건희 소장품관’ 또는 ‘이건희 기증관’(이상 가칭)으로 명명됐다.
주목되는 점은 서울 용산과 송현동 부지 모두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기반시설을 갖춘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인근에 있다는 사실이다. “기증품 활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새로 건립되는 기증관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문체부는 강조했다. 향후 문체부는 관계기관과의 협의, 위원회의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부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28일 “(이 회장의 유족이) 기증한 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이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별도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그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이 회장의 기증품을 담을 시설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미술계에서는국립근대미술관 신설 등을 주장하며 경복궁 옆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등에 건립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지방자치단체 30여 곳은 스페인의 쇠퇴하던 공업도시 빌바오가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건립으로 세계적 관광도시가 된 사례 등을 언급하며 ‘이건희 미술관’ 유치 의사를 밝혔다.
문체부는 이번에 서울 지역 두 곳이 후보지로 선정된 대신, 지방에는 문화시설 확충과 함께 이건희 기증품 관련 전시를 정례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이달 21일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국가기증 이건희 기증품 특별 공개전’을 동시에 개막한다. 기증 1주년이 되는 내년 4월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함께 기증 1주년 기념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는 연 3회 이상 지역별 대표 박물관·미술관 순회 전시를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전국 13개 국립지방박물관, 권역별 공립박물관·미술관 및 이번에 별도로 기증받은 지방박물관과도 협력해 지역에서도 이건희 기증품을 충분히 관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황희 장관은 “다시 한번 기증을 결정한 유족 측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대규모 기증을 계기로, 새로운 기증관이 건립되면 우리의 문화적 지평을 넓히고, 대한민국의 문화강국 브랜드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장과 관계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용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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