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경찰, 아직 방역대책 마련 못해
“안전 위해 참아야”…시민들 불안감 증폭
전문가 “방역당국, 대규모 집회 금지해야”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 4000여 명이 모인 택배노조 집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다음 달 1만명 규모의 집회를 예고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와 경찰은 내달 3일로 계획된 민주노총 주최 전국노동자대회와 관련 방역 대책을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집회금지의 경우 신고 내용을 봐야 하며, 적법성 여부는 방역 당국의 판단이 필요하다”며 “적법한 경우라도 지자체에서 판단해 집회를 금지한다면, 경찰도 금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의 방역 대책 담당자도 “경찰에 신고된 집회 계획을 봐야 방역 대책을 세울 수 있다”며 “지금은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달 15일 택배노조 집회에 이어 또 다시 예고된 대규모 집회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시민들의 걱정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콘텐츠제작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주성희 씨는 “조금씩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고 있는데, 대규모 집회로 지금까지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집회를 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광화문 인근 IT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김모 씨는 “노조의 요구 사항을 피력할 다른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시국에서 한번 만이라도 시민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강경하게 대규모 집회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역 당국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1만명이 집회를 하는 과정에서 밀집할 수밖에 없고, 확산이 될 수 밖에 없어 집회금지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다음 달 3일 1만명 규모의 전국노동자대회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정확한 장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광화문 지역이 유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산재사망 대책 마련을 위한 노정 교섭, 비정규직 철폐, 재난 시기 모든 해고 금지,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 우려에 대해 “집회에 참가하는 조합원들이 백신 접종과 함께 선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엄격한 거리두기 등 최선의 예방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연이나 스포츠 관람, 식당 인원도 완화되며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데,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포함한 정치적 의견 개진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말라”고 강조했다.
